“우크라, 반러·친서방 국가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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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콘스탄틴 궁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타스통신]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5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서도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강경 노선을 지지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마저 승리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교착 상태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점차 뚜렷해지면서 러시아 기득권층 내부에서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건은 푸틴 대통령이 현실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독립성을 제거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포기할지 여부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5년째 이어지는 소모전에도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전쟁 회의론은 러시아 경제계와 자유주의 성향 인사들뿐 아니라 대표적인 강경파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올레그 차료프다. 그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떠나 러시아로 건너간 친러 정치인으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에 성공할 경우 푸틴 대통령이 세우려 했던 친러 괴뢰정권의 수반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차료프는 지난달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 선전기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필승 신화를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국민뿐 아니라 자신들까지 속였다”며 “그들이 만들어낸 환상을 현실로 믿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젠가는 환상과 현실이 충돌할 수밖에 없으며, 지금 그 충돌이 가장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강경파인 역사학자 출신 알렉세이 차다예프도 현재의 전쟁 수행 방식은 “비승리(non-victory)를 넘어 완전한 패배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다음 국면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전쟁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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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주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
러시아 고등경제대학 산하 종합유럽·국제연구센터 소장 바실리 카신도 최근 러시아의 대표 외교·안보 학술지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는 앞으로도 반러·친서방 국가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전쟁으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상황에서 친러 정권을 우크라이나에 세우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초기 목표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카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사례를 언급하며, 설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군·정치 지도부를 제거하는 수준의 극단적 확전이 이뤄지더라도 더 급진적이고 강경한 지도부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군이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상상 속 목표”를 위해 국가의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소모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하원의원이자 예비역 장성인 안드레이 구룰료프 역시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착 상태를 비판하는 글을 텔레그램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그는 계정이 해킹됐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내부에서는 당국의 압력으로 글을 삭제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