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병목, 연산·메모리서 ‘연결성’으로 이동
마벨은 데이터 연결, 두산은 기판 소재 수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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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CEO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를 방문해 e스포츠 구단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난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물할 엔비디아의 ‘RTX 스파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을 계기로 인공지능(AI) 투자의 핵심축으로 ‘서버 연결’ 밸류체인이 급부상 하고 있다. 그동안 AI 반도체 투자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돼 왔다. 다음 수혜주는 커지고 복잡해진 AI 서버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Connectivity)하느냐와 관련된 종목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연결이 새 병목으로 떠오른 이유는 AI 서버 안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의 AI 서버는 책장처럼 생긴 큰 장비 안에 GPU, CPU, 메모리, 스위치 같은 부품이 여러 층으로 꽂혀 돌아가는 구조다. 지금까지는 이 부품들을 케이블 다발로 서로 연결해왔지만, 문제는 AI 서버가 커질수록 케이블 다발이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전송 속도가 빨라질수록 구리 케이블이 안정적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거리는 짧아지고, 케이블을 길게 늘여 책장 위아래 부품을 모두 잇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할 핵심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플랫폼인 ‘베라 루빈’이다. 베라 루빈은 AI 서버가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중요해지는 데이터 이동 문제를 겨냥한 플랫폼이다. 책장 안 부품들을 케이블 다발로 이리저리 잇는 대신, 책장 한가운데 또는 뒤쪽에 큰 회로기판을 두고 각 부품을 여기에 꽂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쉽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컴퓨텍스 2026에서 ‘데이터 연결’이 새로운 반도체 병목으로 부상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베라루빈 플랫폼 출시가 AI의 온기가 GPU 너머로 확산되는 새로운 전환점”이라며 “AI의 병목은 ‘얼마나 빠르게 계산하는가’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많이 연결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당장 국내외 업계에서 서버 연결 수혜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종목은 마벨테크놀로지다.
지난 2일 컴퓨텍스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마벨의 맷 머피 CEO와 함께 무대에 올라 양사의 AI 인프라 협력을 부각하며 마벨을 차기 ‘1조달러 기업’으로 언급했다. 이날 키노트의 주제는 ‘AI 확장의 미래는 연결성에 달려 있다’(The Future of AI Scaling Depends on Connectivity)였다.
이같은 소식에 마벨 주가는 당일 30% 넘게 폭등한 뒤 이어진 두 거래일 동안 3~4%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업계는 국내에서 찾아볼 베라 루빈 수혜주로 두산을 거론하고 있다. 엔비디아 AI 서버용 기판 소재의 주요 공급사라는 이유에서다.
두산이 만드는 건 AI 서버 안에 들어가는 고성능 기판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이다. 베라 루빈은 서버 안 부품을 케이블로 복잡하게 잇는 대신, 큰 회로판을 중심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부각된다. 서버 안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길을 케이블 다발이 아니라 회로판 위에 정리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가 확산되면 회로판에 들어가는 고성능 기판 소재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삼성증권은 베라 루빈 도입으로 서버 한 묶음당 동박적층판 수요가 기존 엔비디아 AI 서버 플랫폼보다 약 1.5배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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