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HBM 더 많이”, 최태원 “우린 이제 깐부”…엔비디아·SK 러브샷으로 AI 동맹 과시

황 CEO, 8개월여만에 깐부치킨 다시 찾아
최태원 SK 회장 및 사장단과 캐주얼 만찬 가져
소주잔 숟가락으로 치며 소맥 제조한 황 CEO
베라 루빈에 D램 탑재 언급하며 ‘AI 동맹’ 강조
8일도 SK 서린사옥서 티미팅 등 연쇄 회동 예정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이 앉은 테이블은 지난해 10월 황 CEO가 방한했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앉았던 자리다. [SK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한영대 기자] “Wow, what a day!(와, 엄청난 하루네요!)”

7일 저녁 7시 4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포크를 이용해 맥주병 뚜껑을 따는 묘기를 선보이고, 소주잔에 소주와 맥주를 따랐다. 잔을 건네받은 황 CEO는 한국식으로 숟가락을 잔에 내리쳐 거품을 낸 뒤 한껏 흥이 오른 모습으로 “Wow, what a day!”라고 외쳤다. 이어 황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로 팔을 꼬고 정겨운 ‘러브샷’을 나눴고, 최 회장은 “So, now become a 깐부!(자, 이제 깐부가 되다!)”라고 화답했다.

5개월여만에 깐부치킨 매장 다시 찾은 젠슨황

황 CEO는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났던 이곳에서 5개월 여만에 SK그룹 경영진과의 유쾌한 만찬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주말인 만큼 참석자들은 다소 편안한 차림으로 발걸음했다. 흰색 반팔에 캐주얼 자켓을 걸친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인공지능 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이 6시45분께 일제히 식당에 먼저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오후 6시 48분에는 황 CEO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두산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나섰던 황 CEO는 엔비디아 창립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등번호 93번의 유니폼을 그대로 입은 채 식당을 찾았다. 아내 로리 황 여사 역시 한글로 이름이 적힌 유니폼 차림으로 동행했다. 가게 앞에 미리 밀집해 있던 시민들이 그의 등장에 환호하자, 황 CEO는 이들에게 다가가 사인과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 앞에서 시민들에게 치킨과 과자를 손수 나눠주며 소통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후 6시 55분 남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최태원 회장이 도착하며 본격적인 만찬이 시작됐다. 테이블에는 황 CEO 부부와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 내외, 최 회장과 SK 사장단 등이 함께 자리했다. 여기에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도 동석했다.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생맥주를 들고 건배한 뒤 한 모금씩 마셨다. 황 CEO는 유니폼을 벗고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생맥주와 후라이드 치킨을 즐겼다.

황 CEO와 최 회장의 만남은 황 CEO가 지난 5일 방한 첫날 서울 홍대입구 인근에서 최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함께한 데 이어 이틀 만이다. 황 CEO는 당시에도 이들과 인근 BBQ 매장을 찾아 2차 메뉴로 치킨을 즐긴 바 있다.

SK와의 ‘AI 동맹’ 강조…“친구와 일하는 게 즐겁다”

회동 중 깜짝 이벤트도 이어졌다. 7시14분쯤 식사 도중 가게 밖으로 나온 황 CEO와 최 회장 일행은 직접 시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줬다. 특히 황 CEO는 “Would you like chicken?”, “Very delicious”라 말하며 시민들에게 손으로 치킨을 건네며 소통했다.최 회장도 캔 식혜와 HBM 칩 스낵을 손수 돌렸다.

이어 황 CEO는 SK그룹과의 굳건한 ‘AI 동맹’을 강조했다. 그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과의 협력을 묻는 질문에 “올해 SK하이닉스와 정말 큰 성과를 거뒀고, 우리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아주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근 발표한 새로운 AI 컴퓨터 ‘베라 루빈’과 ‘베라 CPU’에 SK하이닉스의 D램이 사용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HBM이 필요해!(I want more HBM!)”라고 외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에서 다섯 번째),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그러면서 “AI 슈퍼컴퓨터와 CPU, 새로운 PC, 로봇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곳에 왔으며, 내일 아마 몇 가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 분야와의 협력과 관련해선 “오늘날의 통신 네트워크는 데이터 전송(비트 단위)만을 위한 것이지만, 미래에는 AI를 위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며 “많은 논의를 진행 중이며, AI 시대를 위한 통신 네트워크를 재창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지난 7개월간 최 회장과 총 7번이나 만난 이유에 대해선 “저는 친구들과 함께 일한다”며 “그를 만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이번 일정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그와 아주 멋진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며 8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 내외,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제프 피셔 엔비디아 수석부사장, SK그룹 경영진 등과 식사를 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8일도 최태원 회장과 티미팅…저녁에는 삼성 전영현 부회장과 회동

약 10분 뒤 다시 가게로 다시 들어간 이들은 ‘소맥 폭탄주’와 ‘러브샷’ 등으로 두 회사의 끈끈한 파트너십을 재차 확인했다. 최 회장은 황 CEO뿐아니라 제프 피셔 엔비디아 수석부사장과도 러브샷을 마셨다. 아울러 황 CEO는 지난해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과 만났을 때 앉았던 테이블에 최 회장과 나란히 앉아 둘만의 대화를 이어갔다. 이후 7시55분쯤 황 CEO는 가게를 떠났고, 최 회장과 SK 사장단, 로리 황 여사, 매디슨 수석이사 내외, 피셔 수석부사장 등은 자리에 남아 대화를 이어갔다.

한편 황 CEO의 방한 일정은 8일까지 이어진다. 그는 마지막 날 오전 8시30분쯤 SK 서린사옥에서 최 회장과 협력을 논의하는 티미팅을 가질 예정이며 LG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 사옥 등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AI·로봇 스타트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또 이날 저녁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과도 회동할 계획이다. 황 CEO는 7일 깐부치킨에서 ‘내일 삼성전자를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일 전영현 부회장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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