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 힘든 중소 제조업계 비명
하반기 수익성 악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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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56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이 지속해서 오르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신화산업 공장 내부 모습. [신화산업 제공] |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다음 달부터 공구 가격도 30% 인상한다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이대로라면 거의 적자인 상황입니다”
유압실린더 제조업체인 김진우 신화산업 대표는 최근 고환율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밀기계부품인 유압실린더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초경 절삭공구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 공구에는 수입 텅스텐이 사용되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 가격도 같이 올라가는 구조다. 김 대표는 “절삭을 하면서 공구가 마모되는데, 매달 가격이 올라 비용이 상당하다”라며 “수입 원자재도 20% 이상 올랐고, 기름값과 전기료까지 올라 경영이 상당히 힘들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야간 거래에서 장중 1560원을 넘으며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평균 환율 역시 1477.06원으로 역대 최고 연평균 환율을 기록했던 지난해(1420.97원)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 상승에 고환율 상황까지 겹치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은 경영상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수입 원자재를 사용해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영세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타격이 더 큰 모습이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환율 변동에 대응할 전담 인력이나 환 헤지 수단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고환율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원가는 가파르게 오르지만 이를 판매가에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 41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4.6%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답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3분의 1(35.6%)은 원·부자재 매입단가가 40% 이상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ED 조명 제조회사인 씨디앤코리아도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나경 씨디앤코리아 대표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전년 대비 100%가 오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소 제조기업 특성상 납품 단가에 비용을 즉시 반영하기 힘들어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또 환율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자재 수급 계획도 불안정해지면서 제조 원가 예측도 어려워졌다. 김 대표는 “건설경기마저 불황인 상황이라 판로를 뚫기도 어려워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라며 “고객사들을 생각해 적자를 감수하고도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소 제조업체 외에도 수입 원자재를 주로 사용하는 가구 업계와 페인트 업계도 고환율에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중동전쟁발 나프타 대란에 이어 환율까지 치솟는 상황이 겹치면서 실적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구 업계의 경우 수입 원자재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을 운송 및 보관하기 위한 운송·물류비 등도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 페인트 업계 역시 주된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은 비슷한 데도 고환율 상황 때문에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줄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제품 생산을 중국 공장에서 하는 데다가 부피가 있다 보니 운송 물류비용도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페인트 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국내 페인트업체들은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이중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가 제일 우려된다”라며 “하반기부터는 기존 재고가 아닌 인상된 가격이 반영된 원료로 만든 제품들이 판매되기 때문에 판매가를 올리지 못하면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