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직무유기 혐의 고의성 입증이 쟁점
여야 ‘헌법상 독립기구’ 선관위 본격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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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환(가운데)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선관위 간부들의 직무유기 혐의 사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오전 서울 강동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임세준 기자 |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결국 검찰과 경찰의 대대적 합동수사로 이어지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구성과 사건 전모 규명을 지시하면서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즉각 합수본 설치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고, 이르면 8일 합수본이 본격 출범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 국정조사 추진을 요청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이르면 이날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다.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도 가시화 하는 모습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검은 이날 선거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공공수사부를 중심으로 합수본 규모와 인력 등 구성 관련 검토를 하고 있다. 대검은 전날(7일) 이 대통령이 합수본 구성 지시 사실을 밝힌 후 언론 공지를 통해 “검찰은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된 사안에 관해 신속하게 검·경 합수본을 구성하고 경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효율적으로 수사해 국민적 의혹을 엄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합수본 수사의 핵심은 선관위 관계자들의 직무유기 혐의 고의성 입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경우 성립되는데,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닌 의식적으로 직무를 포기한 점이 확인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직무유기는 의식적으로 포기·방임이어야 인정되는데 일부 투표소는 부족한 것을 예상했지 않았나. 그것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방임이 될 수 있다”며 “보고 받은 사람이 조치할 의무가 있느냐는 따질 지점으로, 투표용지 책임자에게 보고가 가지 않았다면 그 자체도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에 투표용지가 부족해 추가 송부한 투표소는 전국 1만4288곳 중 67개소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50개소이며, 투표가 중지됐다가 재개한 투표소는 22개소다.
중앙선관위는 지침을 통해 본투표일 투표용지 최소 인쇄 물량을 지방선거는 전체 선거인 수 50% 이상,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는 60% 이상을 사전에 인쇄하도록 규정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합수본은 선관위 내부적으로 최소 인쇄 물량을 결정한 과정부터 들여다볼 전망이다.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한 정황이 있었던 점도 들여다볼 지점이다.
합수본 체제에서 수사가 현실화된 만큼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진 이후 수사기관이 접수한 각종 고발 사건도 합수본에서 함께 다룰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이날 먼저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정치권에서도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야기한 선관위를 향해 칼을 빼들었다. 여야 각각 이르면 이날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다. 헌법상 독립기구로서 그동안 사각지대 놓였던 선관위에 대해 본격 견제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선관위 내부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은 없었는지 전모와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며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국회의장께도 신속한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국정조사 위원장을 요구하며 국정조사 주도권을 쥐려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의 무소불위 선관위를 만든 장본인이 누구냐”며 “증인 채택부터 국민의힘이 주도해야 국민이 납득하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이재명 재판 취소 국정조사하듯 민주당 마음대로 증인을 부르고 진행하는 국정조사는 하나마나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합수본 구성 지시를 겨냥해서는 “선관위 면죄부형 합수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의종·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