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도급제 최저임금 도입 준비 끝났다”

배달라이더·대리기사 등 적용 촉구…최임위 4차 회의 앞두고 논의 본격화


4일 정부세종청사 노동부 앞에서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용훈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노동계가 배달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며 ‘도급제 최저임금’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8일 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가진 사전 브리핑에서 “도급제 최저임금 도입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며 “이제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단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사실상 사용자 지휘 아래 일하면서도 최저임금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도급제 최저임금 도입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배달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 방문점검원, 학습지교사 등은 플랫폼이나 원청이 정한 업무방식과 수수료 체계에 따라 일하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은 물론 주휴수당과 퇴직금 등 기본적인 노동법상 보호에서도 제외돼 있다는 것이 노동계 주장이다.

노동계는 현행 최저임금법만으로도 제도 도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위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가 먼저 판단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이 이미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결정 근거를 담고 있다고 반박한다.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은 ‘임금이 도급제 등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근로시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를 근거로 건당 최저임금 산정 권한과 책임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있다고 주장한다.

제도 설계가 어렵다는 경영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용자 측은 노동시간과 경비, 실제 소득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플랫폼 기업들이 이미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배달 플랫폼은 라이더의 접속시간과 이동거리, 배달건수, 수입 등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있고 대리운전 플랫폼 역시 운행거리와 운행시간 등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현재 시행 중인 화물차 안전운임제 역시 설문조사와 원가조사 등을 통해 운임을 산정하고 있는 만큼 도급제 최저임금도 충분히 설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자영업자 부담 증가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문제는 플랫폼 노동자의 임금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의 수익구조라는 것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 단체들도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문제 삼으며 시장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플랫폼 기업들이 수수료와 광고비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반면 라이더들은 건당 수수료 인하로 소득이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뉴욕시가 배달라이더 최저임금제와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함께 시행한 결과 노동자 처우 개선은 물론 음식점 매출과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포함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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