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기자회견 마친 李대통령, 8박 10일 유럽 순방길 돌입

이날 오전 서울공항 통해 출국
벨기에·EU·이탈리아·교황청 거쳐 프랑스 G7 참석
한미·한일 넘어 ‘실용외교’ 다변화
교황 만나 세계 평화와 연대 향한 한국 의지 전달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유럽 순방에 나서기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방선거와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 굵직한 국내 현안을 마무리한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외교·안보 분야에 무게를 싣고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8박 10일간의 일정으로 벨기에와 유럽연합(EU), 이탈리아, 교황청을 방문한 뒤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다져온 외교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일본 중심이었던 외교 무대를 유럽으로 본격 확장하고, ‘G7 플러스’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9일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해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순방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10일에는 바르트 드 웨브흐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필립 국왕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과 벨기에 수교 125주년을 맞는다. 정부 출범 이후 벨기에 지도자들과의 첫 만남을 통해 양국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실질적인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EU 정상들과 회담하고 협정 서명식도 진행한다. 한국 정상의 EU 양자 방문은 8년 만이다.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이동하며 김민석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이 대통령의 순방 브리핑을 하며 “EU는 세계 최대 무역 블록이자 한국의 제3위 교역 상대”라며 “EU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길을 넓히고 유럽 진출 기업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은 EU와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양국간에 2024년 채택한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토대로, 앞으로 EU 측의 긴밀한 정보 공유를 받는 동시에 마약, 테러 등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데 나선다.

또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반도, 중동 등 주요 지역정세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고, 에너지, 공급망 안정, 핵심광물과 관련한 공조 방안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10일 저녁 로마에 도착한 뒤 11일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도 세 번째 공식 회담을 진행한다.

우리의 EU 내 4대 교역국이자 EU·G7·G20의 주요국인 이탈리아는 해양과 대륙을 잇는 지리적 조건, 제조업 중심 수출경제 등 우리와는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정부로서는 우리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외연을 유럽으로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 핵심적인 파트너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계기에 양국 관계의 청사진이 될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다. 또 반도체·항공우주·에너지·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경제 협력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기초과학과 우주, 방산 분야 협력 논의도 이뤄진다. 위 실장은 “전통적인 과학 강국인 이탈리아와 첨단기술 파트너십을 고도화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13일에는 국빈에 대한 특별 예우 차원에서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인 피렌체를 방문한다. 토스카나 주지사와 피렌체 시장 등을 만나 문화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K-컬처 확산의 기반도 다진다는 구상이다.

14일부터는 교황청 방문 일정이 이어진다. 이 대통령은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특별 미사에 참석한 뒤 15일 레오 14세 교황과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을 각각 면담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국제정세 속에서 전 세계의 평화와 연대를 향한 한국의 의지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교황청의 지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한국과 교황청 간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순방의 마지막 일정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다. 이번 G7 참석은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참석이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의와 업무 오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G7이 호혜적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협력의 가교로서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이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참석함으로써 ‘G7 플러스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G7 계기 한미 정상회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면 양자회담을 할 계획이 있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합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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