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듣는 네타냐후에 경고 날린 트럼프…“조심하지 않으면…”

이란, “사격 멈춰라” 트럼프 중재에 공습 중단
네타냐후는 이란 군·석유시설 직접 타격 강행
이스라엘 “레바논 공격권 포기 못해” 美와 충돌
트럼프 전화로 “조심 안하면 혼자 남는다” 경고
11일 북중미 월드컵 전 종전 구상도 흔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타결을 서두르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 직접 공습을 강행하면서 미국의 중동 구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공격 자제를 요구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을 타격했고, 이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에 대한 제한적 공습을 감행한 것은 단순한 보복 차원을 넘어 미국에 협상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이해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에 대응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양측에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시 사격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고,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 직접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조심하지 않으면 혼자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직후 공격 중단을 선언했다. 이란군은 성명을 통해 “작전을 종료한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에 나설 경우 더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주도하면서 정작 이스라엘은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이후 이란과 직접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스라엘의 역할을 제한해 왔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예정됐던 베이루트 공습을 취소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협상 진전을 위해 이스라엘의 군사적 선택지를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스라엘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을 강행한 배경에도 이런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결정 전 안보·국방 수뇌부 회의를 열고 단기 군사행동의 목표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향후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공격할 권리와 현지 주둔권을 유지하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국방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란이 레바논 문제를 이유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 정당한 대응으로 인정되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문제에서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8일 “북부 지역이 공격받으면 베이루트 다히예도 공격받게 될 것”이라며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히예는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으로, 이번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촉발한 지역이다. 카츠 장관은 “레바논과 이란을 연계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강력한 군사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미묘한 균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이스라엘 히브리대의 군사사학자 대니 오르바흐 교수는 “이스라엘의 이해관계를 무시한 채 미국이 이란과 최종 합의를 추진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행동”이라며 “이스라엘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협상 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8~10일 안에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종전 협상 타결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이런 구상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이란이 레바논 휴전을 종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은 협상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예호슈아 칼리스키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단독으로 이란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장기간 군사작전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탄약과 방공체계 보급 측면에서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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