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신제품으로 현지 고객 매료…AI 기반 프리미엄 브랜드 ‘우뚝’ [대만 LG전자 매장 르포]

타이베이 신의구 원동백화점 내
반중 감정으로 중국산 비선호
일본 가전은 신형 제품 거의 없어
AI 기반 가전 전략으로 가파른 성장세
TV, 세탁기, 제습기 등 1위


대만 타이베이 신의구 원동백화점의 LG전자 가전 매장.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타이베이)=박지영 기자] “대만에 반한감정이 있었지만 LG는 그 인식을 깨기 위해 노력했고, 대만 시장에서 입지가 굉장히 빠르게 개선됐습니다. 이제 LG는 대만 가전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LG전자가 대만 시장에서 AI(인공지능) 기반 프리미엄 가전 전략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 판매 확대를 넘어 구독, B2B, D2C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아시아 시장에서 질적 성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TV, 세탁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제습기에서 1등을 하고 있다.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은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 신의구 원동백화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만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 수용성을 갖춘 시장”이라며 “AI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 LG전자가 현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이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 신의구 원동백화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스타일러를 보여주고 있다. 박지영 기자


특히 LG전자는 매년 한 번씩 신제품을 내면서 일본 시장의 올드 패션한 제품을 뛰어넘는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일러’가 대표적이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미세먼지, 위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의류 관리’보다 ‘위생 관리’ 가전으로 포지셔닝하며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50% 성장했다. 한국을 제외하면 대만이 해외 최대 판매 시장이다. 최근에는 호텔과 프리미엄 라운지, 패션 매장 등 B2B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지 반응을 가전에 반영한 것도 ‘신의 한수’였다. 김 대만법인장은 “고객 집을 방문해보니 옷장을 대신해서 스타일러 2대를 사용하셨다. 특히 대만은 오토바이를 많이 타기 때문에 외투에 매연이나 오염물이 많이 묻고, 사스·코로나 등을 겪으며 건강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와 인버터 제습기 시장에서도 LG전자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버터 제습기는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며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기청정기 역시 지난해 판매량 기준 시장 1위에 올랐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많은 대만 특성을 반영한 알레르겐 특화 필터와 공기 관리 기술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이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 신의구 원동백화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워시타워를 보여주고 있다. 박지영 기자.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워시타워 역시 공간 활용성과 설치 편의성을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6월에는 대만에서 직접 개발을 요청한 기존 제품보다 약 10cm 작은 폭 65cm 워시타워가 출시된다. TSMC 한 기업이 1년에 대만 전력의 12.5%를 사용하는 특성상,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전기료는 비싸다. 히트펌프로 에너지 소비는 줄이고, 건조기로 빨래 너는 수고를 덜어준 것이다. 덕분에 대만 세탁기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 법인장은 “대만에는 반중 감정이 있어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가전에서 중국산 수입이 가능하지만 로봇청소기를 제외하고는 잘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일본 가전 점유율이 높지만 올드패션하다. LG는 다른 브랜드의 라이프사이클보다 굉장히 짧고 빠르다. 새로운 제품을 계속 가지고 오는 것이다. LG는 성장의 힘을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전자 대만법인은 5개년 평균 두자릿수 성장,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에서도 매출과 영업 이익 모두 상위권이다.

LG전자는 제품 판매를 넘어 구독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해외에서 두 번째로 가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국가다. 지난해 시범 운영 이후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제품군의 구독 판매가 최대 20배까지 성장했다. 올해 5월 기준 에어컨 구독 판매는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태풍 피해를 입은 화롄 지역에 세탁기 100대를 기부하고 무상 점검 및 수리 지원을 실시했으며, 농어촌 교육 지원과 AI 교육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체육 지원, 급식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법인장은 “대만과 한국은 경제·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시장”이라며 “혁신 제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는 물론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까지 실천하며 신뢰받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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