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美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 나선다

상사 부문, AI DC 미래 먹거리 낙점
부지·인프라 조성 후 매각 방식 유력
수소 트레이딩 등 신사업 확대 추진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모델은 데이터센터 부지를 미리 선점한 후 초기 인프라를 구축해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인공지능(AI) 성장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는 현지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기존 트레이딩(중개무역) 위주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와 수소 트레이딩 등 신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데이터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업 방향은 현 태양광 사업과 유사하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부지를 선점, 인허가를 획득한 후 초기 인프라 조성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혹은 자산운용사들에 데이터센터 운영권을 매각하는 것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미국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면서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는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건설 부문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국내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를 모색하고 있다. 상사 부문의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시 건설 부문은 EPC(설계·조달·시공), 상사 부문은 부지 발굴 등을 맡는 구조가 예상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AI 성장과 맞물린다. AI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특히 첨단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북미를 중심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들이 집중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38억7000만달러(236조원)에서 연평균 10.5% 성장, 2030년 2533억5000만달러(38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새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트레이딩 위주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했다. 2010년부터 시작한 태양광 사업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태양광 사업의 최근 성장세가 더뎌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태양광 개발 매각이익은 7900만달러(1200억원)이다. 4년 전인 2021년(2100만달러, 321억원)과 비교했을 때 4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전년(7700만달러, 1176억원) 대비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친환경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태양광 사업의 잠재성은 여전히 크지만, 삼성물산으로서는 부진에 대비해 새 먹거리 육성이 필요해졌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데이터센터 개발을 비롯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수소가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지난 3월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와 30억달러(4조6000억원)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구매 계약을 체결, 수소 트레이딩 사업에 나서게 됐다.

태양광 사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기존에는 개발 및 매각에 주력했다면, 향후에는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직접 운영하는 태양광 인프라를 늘릴 계획이다.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적극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지난 2월 자사의 호주 퀸즐랜드주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영국 옥토퍼스 그룹의 호주 자회사에 매각했다. 삼성물산이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태양광으로 수익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삼성물산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 진출 등과 관련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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