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방지”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서식 표준화 검토

금융위, 은행 표준서식 필요성 제기
홍콩ELS 후폭풍…위험 고지 강화
은행 “실제 관건은 판매 관행” 지적


금융당국이 은행권에서 금전신탁 등을 통해 판매되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표준서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위험에 대한 설명 방식과 형식을 통일해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은행권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서식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돼 이를 실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관련해 자율규제나 업권 차원의 통일된 기준 없이 금융투자협회가 마련한 표준서식을 준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일부 은행은 일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표준투자권유준칙을 따르며 고난도 상품에 대해 청약철회신청서 등 일부 서류만 추가해 판매하는 실정이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상품(DLS), 파생결합사채(ELB·DLB)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은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 투자위험에 대한 충분히 고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이를 신탁이나 일임 형태로 판매하는 은행의 경우 고객 접점이 큰 데다 보수적이고 안전한 기관으로 인식되는 만큼 설명의무를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손실 규모가 4조6000억원에 달했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를 계기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이번에 감독규정을 개정해 금융상품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불이익을 설명서 상단에 명확히 기재하도록 하는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뿐 아니라 고난도 금전신탁계약과 고난도 투자일임계약까지 포함한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표준서식 통일화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있었고 현재 내부적으로 이를 연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내부에서 필요성이 인정되면 은행연합회와 함께 업계 공통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관련 표준서식 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용 표준서식이 별도로 마련되면 고객이 복잡한 금융상품의 위험을 한눈에 파악하고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고난도 상품 투자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다소 모호한 게 사실”이라며 “표준서식이 생기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보다 명확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식 표준화 작업이 형식적 조치라고 지적한다. 핵심은 형식이 아니라 소비자 보호 중심의 판매 관행과 내부통제가 현장에 뿌리내리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 등을 바탕으로 증권업계보다 강화된 판매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자로서의 설명 의무 등 역할은 금투협 기준을 따라도 크게 다를 게 없다”며 “얼마나 충실하고 엄격하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겠냐”고 언급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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