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휘청이는 기업…금융지원 나선다

은행권, 수출입기업 가격지원 프로그램 연장
KB국민은행, 무역금융 금리 최대 1년간 인하
기준 대폭 완화…영세·중소 기업 지원 확대


원/달러환율이 하락 출발한 9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로비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5.30원 내린 1521.90원이다. 이상섭 기자


중동사태 장기화와 원/달러 환율의 1550원선 돌파가 맞물리면서 수입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은행권은 수출입 기업의 경영 안정을 위해 기존 외환 관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기간을 연장하고 수혜 대상을 전격 확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당초 지난 5월 종료 예정이었던 외환 가격지원프로그램(LEAP UP 프로그램)을 6월 말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외환 변동성 심화로 비상이 걸린 수출입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수입 신용장 등 무역금융 관련 금리를 본부 승인을 통해 최대 1년간 인하한다. 특히 대상 기업의 한도 기준을 ‘과거 700만달러 이하 이용고객’에서 ‘1000만달러 이하 이용고객’으로 대폭 확대했다.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소 수출입기업까지로 지원 범위를 넓힌 것이다. 또한 신용장 개설 및 이용 관련 수수료도 신청일부터 6개월동안 일부 감면하거나 면제한다. 아울러 해외송금 및 외화예금 환전출금(달러→원화)시 달러 환전 수수료를 최대 90%까지 면제한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수출입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운전자금 지원, 금리 최대 1.0%p 감면, 외환수수료 우대 등을 제공한다. 아울러 ‘외화대출 기간연장 특례 제도’를 통해 원금이나 할부금 상환 없이 최대 1년 이내에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환율 상승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이 지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기한부 수입신용장 만기 연장 시 담보금 적립을 면제하고 연장 기간도 확대했다.

은행권은 중동 분쟁 리스크 확대로 경영 애로를 겪는 수출 및 해외진출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기간도 일제히 늘리거나 지속해 나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부터 분쟁 지역 진출 기업과 수출입 실적 보유 기업 등을 대상으로 ‘신한 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피해 규모 범위 내에서 최대 10억원의 운전자금 및 시설복구 자금을 지원하고, 최고 1.0%포인트(p)의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한다. 특히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만기를 연장해 준다. 신한은행은 오는 8월까지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나,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기한을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역시 중동 사태 및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기업을 대상으로 총한도 2조원의 ‘중동 피해기업 금리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만기 연장, 원금 유예, 금리 인하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부터 ‘복합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포용적 금융지원 협약보증’을 통해 800억원을 특별출연해 중소기업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수출입 기업 고객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고려했다”며 “고환율과 높은 변동성이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금융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관련 프로그램을 연장해 나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550원선을 위협하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일제히 비상 대응 체계 재점검에 착수했다. 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자본·유동성 리스크가 커진 만큼, 선제적인 외환 포지션 관리와 자본적정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임원회의를 전격 개최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정비했다. 특히 투자손익을 제외한 외화환산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헤지를 적극 실시하는 등 그룹 차원의 외환포지션 노출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지난 4일 강재신 그룹 최고위기관리자(CRO) 주관으로 ‘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열고 고환율 장기화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신한은행은 9일 오후 리스크관리그룹장 주관으로 부서장 회의체인 ‘위기관리협의회’를 열고, 주가 및 환율 등 시장 지표 악화에 따른 은행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또한 오는 15일 리스크관리그룹장 주재로 열리는 ‘위기대응협의회’에서 관련 리스크와 현황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원·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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