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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출발한 ‘N% 성과급’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노조가 강했던 굴뚝 기업들을 넘어 그동안 투쟁과 거리가 멀었던 IT 업종까지 가세한 모습이다.
올해 노사갈등의 주 원인으로는 성과급 문제가 꼽힌다. 반도체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과 기업에서 ‘사상 최대’ 실적 뉴스가 연이어 나오면서 근로자들의 기대도 커진 탓이다. 여기에 정치권발 친노조 입법과 정책들까지 더해지며 사실상 전 국민이 ‘한 몫’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21세기 AI시대로 진화하면서 노사 갈등의 초점도 ‘N% 성과급’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했다. 일회성 임금인상, 또는 고용보장 같은 구호는 뒤로 밀린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업을 위한 파업’이라는 구태적인 모습도 반복되고 있다. 창사 이례 첫 파업을 예고한 카카오 이야기다. 다양한 경로로 노사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카카오 노조는 이미 회사를 떠난 전직 임원들의 보상 문제까지 들고 나왔다.
영업이익 N%라는 대략적인 수치에는 노사 의견 접근이 이뤄지며 한 때 파업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노조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추가 요구를 내걸었다.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선 회사측을 향해 고용보장을, 또 전임 대표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경영진 보상체계 수정까지 들고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또 다른 주체인 주주, 그리고 소비자는 소외됐다.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을 통해 돈을 주고받고, 물건을 사고, 약속을 확인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과거 카카오 장애로 피해를 봤던 소비자도 있기에, 이런 불안은 기우로만 치부할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 177만명으로 추산되는 카카오의 주주들은 더욱 속탄다. 남들은 AI 붐에 몇 배씩 주가가 오를 때 우리나라 IT 기업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카카오는 오히려 ‘52주 최저가’과 가까워지고 있다. 물론 큰 책임은 AI 대전환 시대에 눈에 띠는 가시적인 성과를 증명하지 못한 사업의 부진에 있지만, 대내외 적으로 구조조정과 혁신에 매진해야할 노사가 갈등에 함몰된 것도 주주들의 비명에 한 몫 했음은 분명하다.
1차 조정일에 쟁의 찬반투표를, 2차 조정일에는 파업 집회 신고를 한 노조의 행동은, 손자병법의 졸속(拙速) 전략 그 자체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고, 나아가 파업까지 가는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 가운데 카카오 노사 갈등은 금여와 복리후생이라는 본질을 넘어, 민주노총 화섬노조라는 상급단체 이슈로 변질, 확대 재생산된 모습이다. 카카오 노조 깃발 아래 써있는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크루 유니언)’이란 문구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파업 직전까지 갔던 삼성전자 노조는 최고 6억원이 넘는 보상이라는 성과에도 최근 1만8000명이 넘게 탈퇴하며 과반 노조 지위까지 내주고 말았다. 실리주의와 공정한 보상 추구, 연대투쟁 기반 낡은 노조 문화에 대한 반발 등을 특징으로 하는 MZ세대의 성향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다. 신세대 IT기업의 대표인 카카오의 노조가 이 같은 우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게 소비자, 그리고 주주라는 또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바램일 것이다.
최정호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