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中, 두만강으로 동해진출 가능”
AFP “북중러 연합훈련 명분쌓기” 분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군사 분야 협력 강화를 직접 언급하면서 북중러 군사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은 중국이 두만강 하구를 통한 동해 출해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고, 서방 언론은 향후 북중러 연합 군사훈련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8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외교, 법 집행, 군사 등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중 협력 분야를 언급하면서 군사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올해가 중조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성대한 기념행사를 개최해야 한다며 전통적 우의를 재확인했다.
중조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은 한 국가가 외부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국가가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도록 규정한 조약이다.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중국이 사실상 해당 조약의 군사동맹 성격을 부인하면서 사문화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동해 진출 전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은 두만강 하구를 통한 동해 출해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물류와 경제 협력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해군이 북한 수역을 거쳐 동해로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군사적 통로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해군은 현재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동해 접근성은 제한적이다. 북한과의 협력이 강화될 경우 동북아 해상 전략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시 주석이 군사 협력을 직접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AFP는 최고지도자가 공개적으로 군사 분야 협력을 거론한 것은 단순한 우호 표현을 넘어 향후 북중러 연합 군사훈련이나 안보 협력 확대를 위한 명분 쌓기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수년간 중국과 러시아는 동해와 동중국해, 일본해 일대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을 확대해 왔다. 북한 역시 지난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크게 강화하면서 북중러 3각 안보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단순한 우호 재확인 차원을 넘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북중 전략 협력 강화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사태 등으로 미국의 군사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안보 공조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동북아 안보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조 전통 우의를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역시 북중 관계를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화답했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