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스테이블코인 핵심 활용처는 외국인 금융…호남 해외송금 수요 상당” [크립토360]

박종춘 JB금융지주 AX·미래성장본부장 인터뷰
거래소·월렛·해외 핀테크 선제적 협업 구축
투자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 VASP 취득 성과
법정화폐·디지털자산 통합 ‘올인원 월렛’ 추진
스테이블코인 핵심 활용처로 외국인 금융 주목


박종춘 JB금융지주 AX·미래성장본부장 부사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유혜림·경예은 기자] “10년 뒤를 준비하려면 은행 안에 없는 DNA를 들여와야 합니다.”

박종춘 JB금융지주 AX·미래성장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JB금융그룹 본사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JB금융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보다 사업 협력을 전제로 한 전략적 투자에 집중했다”며 “디지털자산 지갑·수탁·거래소 등 인프라 전반에 걸쳐 협업 기반을 구축하며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앞두고 전통 금융권과 핀테크, 디지털자산 업계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JB금융은 외부 혁신 기업의 역량을 흡수하는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전략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금융 서비스의 고객 접점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은행의 디지털 월렛 등 차세대 지급결제 구축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춘 부사장은 JB금융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 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대표적인 디지털 금융 전문가다. 신한은행과 한화생명을 거쳐 2019년 JB금융에 합류했다. 지주 DT본부장과 광주은행·전북은행 디지털 부문 부행장을 역임한 현장 베테랑이다. 현재 AX·미래성장본부장을 맡아 디지털자산과 AX, 전략적 파트너 발굴, 디지털자산 등 미래 성장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거래소부터 지갑까지 ‘협업 포석’…AI로 확장=최근 금융·증권가에선 “디지털자산거래소 지분 0.1%라도 사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당국이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기조 완화를 예고하면서 디지털자산 동맹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다. JB금융은 일찌감치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투자해왔다. 바이낸스가 인수한 거래소 고팍스의 주요 출자자 중 하나로,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을 통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JB금융의 ‘알짜 포트폴리오’가 재조명받고 있다. JB금융은 2023년부터 핀테크 기업들과 접점을 넓히며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물론 지갑 서비스, 해외 핀테크 분야까지 협업 기반을 구축해왔다. 지역 경기 침체와 인구 유출로 대표되는 지방금융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일찌감치 디지털 금융 실험에 나선 결과다. 업계에서는 JB금융을 전통 금융권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온 금융사로 평가하고 있다.

박종춘 JB금융지주 AX·미래성장본부장 부사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실속형 투자’ 결실도 속속=섹터별로 투자한 기업들은 최근 잇달아 성과도 내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3분기 투자한 안랩의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는 최근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 보관·이전’ 업무에 대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안랩블록체인컴퍼니는 카카오의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엑스로부터 양수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클립(Klip)’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교환·수탁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한 웨이브릿지 역시 JB금융의 주요 투자처 가운데 하나다. 웨이브릿지는 올해 글로벌 금융사들이 참여한 기관용 블록체인 네트워크 ‘캔톤(Canton)’의 수탁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개시하며 법인 대상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금융상품으로 연결한 경험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와 함께 선보인 공동대출 상품이다. 박 부사장은 “JB금융은 토스가 초기 성장 단계에 있던 시절부터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후 약 3년간 협업을 이어간 끝에 토스뱅크와 광주은행 간 공동대출 상품을 국내 최초 금융혁신서비스로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고팍스와의 협력도 확대해 향후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디지털자산 수탁과 지갑 사업 등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례는 JB금융이 전략적 제휴와 투자 포트폴리오를 양축으로 삼아 미래 성장 사업의 기반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 부사장은 “은행의 혁신성은 새로운 시장을 얼마나 빨리 읽고 상품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미국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내 시장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놓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종춘 JB금융지주 AX·미래성장본부장 부사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혁신 기업이 커야 우리도 큰다”…JB금융의 성장법=최근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면서 박 부사장은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JB금융은 핀테크, 디지털자산, 외국인 금융 등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과 협업하며 외부의 혁신 DNA를 흡수하고 있다”며 “단순한 인수합병(M&A)보다 상대 기업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한 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십 구축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JB금융이 전북 정읍에서 개최한 핀테크·플랫폼·스타트업 대상 네트워킹 ‘JB포럼’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 간 연결을 통해 JB금융만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플랫폼 역할 역시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좋은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 기회도 늘어난다”며 “올 10월에도 JB포럼을 개최해 서로의 성장을 돕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은행도 월렛으로 진화=최근 디지털금융 시장의 또다른 화두는 ‘AI 에이전트 경제’가 꼽힌다. 인간이 돈을 지불하던 기존 경제와 달리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데이터를 구매하고 결제를 수행하는 ‘기계 간(M2M·Machine to Machine) 경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이뤄지는 거래가 늘어날수록 스테이블코인은 자동화된 지급결제 체계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룹 내 AX 전략을 총괄하는 박 부사장에게 AI 에이전트 경제에서의 은행의 역할을 묻자 “기존 지급결제 기능을 기반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급결제는 여전히 은행업의 핵심 기능”이라며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가 안착되면 앞으로 은행은 디지털자산을 보관하는 월렛 기능을 제공하는 날이 오고 여기에는 스테이블코인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전북은행은 법정화폐 계좌와 디지털자산 지갑이 하나의 UI·UX 안에서 보이는 ‘올인원 월렛’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박종춘 JB금융지주 AX·미래성장본부장 부사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스테이블코인 실사용처 경쟁력”=아울러 JB금융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활용처로 주목하는 분야는 외국인 금융이다. 박 부사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배경에 대해 “JB금융은 지역화폐와 외국인 금융을 핵심 활용처로 보고 있는 만큼 실제 활용도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JB금융은 호남 지역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 도입될 경우 이들을 중심으로 해외송금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사장은 “환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금 속도가 빠르다는 점 역시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전북은행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브라보 코리아’ 앱 역시 향후 디지털자산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잠재 채널 중 하나로도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보코리아는 단순한 외국인 금융 플랫폼을 넘어 JB금융의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협업하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하고 있다. 해외송금 플랫폼 한패스(지분률 15%)를 비롯해 의료서비스 기업 메디아크(11.1%), 주거서비스 기업 엔코위더스(16.1%), 한국어 교육 플랫폼 트이다(11.1%), 비자 행정지원 서비스 기업 케이비자(4.65%) 등이 브라보코리아와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투자 기업 간 연결과 협업을 통해 성장 엔진을 키워나가는 것이 JB금융이 그리는 청사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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