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에서 가장 큰 비용은…” 최휘영, ‘시그니처 작품’ 육성 지원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예술원 종신제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내년 7월 아시테지 세계총회 지원 논의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동안 연극은 창작 지원보다 향유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시그니처 작품 키우겠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이렇게 밝혔다.

최 장관은 이어 “(민간 극단들이) 대표적인 시그니처 작품들을 계속 개발하고 공연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사업을 내년 예산에 집중적으로 반영하려 한다”고 밝혔다. 관람객 유인 중심이었던 기존 정책에서 창작 역량 강화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연극 티켓 판매액은 약 781억 3219만원 수준이다. 공연 회차로 치면 전 장르를 통틀어 가장 많은 횟수를 자랑하나 티켓 판매액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국악, 무용보다는 높지만 클래식(836억원)보다 낮고, 뮤지컬(4988억5846만원)에 비하면 상당히 열악하다.

이날 회의에서 최 장관은 연극업계의 창작 생태계 위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최 장관은 “예전에는 지역에서 만든 작품들이 서울로 올라와 유명해진 사례가 많았는데 요즘은 거의 없다”며 “소극장 중심의 새로운 시그니처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각 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공연의 질을 높여, 줄어든 연극 관객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대관료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접근을 내놨다. 최 장관은 “연극을 하는 데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공연장 대관료”라며 “정부가 직접 공간을 구해 임대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나 시간이 걸려, 우선 대관료 지원 사업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 공공극장을 민간 극단이 지금보다 더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 검토 중이다.

회의에선 참석자들의 제언도 이어졌다. 배우 이기영은 “시그니처 작품 제작을 위해서는 좋은 작가들의 희곡이 필요하다”며 “공모전을 통해서라도 신진 작가들이 작품을 남길 수 있도록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방지영 아시테지 한국본부 이사장은 “시그니처 작품 육성 지원이 연극계 허리를 차지하는 중견 단체들에게 활발하게 활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배우 김수로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한국 연극의 집’을 운영하자는 해외 진출 방안을 제안했고, 김도일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는 “창작·극장·관객이 선순환하는 시장 생태계 활성화 구축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극 이슈 너머의 현안도 거론됐다.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은 지방선거 출마자의 문화예술 관련 공약을 문체부 차원에서 전수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장관은 이에 “선거 전에 조사하면 오해를 살 수 있어 선거 후 조사를 시작했다”며 “당선자뿐만 아니라 낙선자의 공약도 모두 취합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종신제로 운용 중인 대한민국예술원의 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정부의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중 하나로 넣어 둔 상황”이라고 언급해, 임기제 전환 논의가 공식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7월 경기 수원 일대에서 열리는 아시테지(ASSITEJ·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세계총회와 국제공연예술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 방안도 모색됐다. 문체부는 아시테지 한국본부, 수원시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준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독창적인 연극 작품이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연극이 K-컬처를 견인하는 공연예술 분야가 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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