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내 죄를 조작했다”…7년 전 사건 검사에 7700만원 소송의 최후 [세상&]

상해죄로 재판 넘겨졌다가 폭행죄로 유죄 확정
“검사가 조작” 주장하며 법원에 손배소송 제기
법원 “합리성 긍정할 수 없는 정도 아냐” 패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상해죄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비교적 가벼운 폭행죄가 인정되자 7년 전 자신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한 현직 검사를 상대로 폭행 전과자가 7700만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A씨는 재판에서 “검사가 공소사실을 조작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검사의 판단이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혐의가 상해 아닌 폭행으로 인정된 것은 검사의 조작이 아니라 피해자의 상처가 경미하다고 본 당시 법원의 판단 때문이라고 봤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민사11단독 정승혜 판사는 A씨가 B검사를 상대로 “자신의 1·2·3심 변호사선임료와 소송비용, 위자료 등 총 77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4월 30일 A씨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 비용도 A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시간은 지난 2017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는 아파트 주차문제로 경비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바닥에 넘어트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B검사는 상해 혐의로 A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 했다.

약식기소는 비교적 경미한 사안에 대해 징역형이나 금고형보다 벌금형이 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벌금형에 처해달라고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절차다. 별도의 공판이 열리지 않고 법원이 제출된 서류만으로 결론을 낸다. 법원이 약식절차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거나, 본인이나 검찰이 약식명령에 불복할 경우 정식 재판이 열릴 수도 있다.

A씨는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당시 1심에선 상해 혐의가 그대로 인정되면서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하지만 2심에선 A씨 혐의가 상해 아닌 폭행으로 인정됐고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2심은 “상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면서도 피해자의 상처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어보인다고 판단했다. 이후 대법원에서 2심이 인정한 폭행 유죄 판결이 2021년 그대로 확정됐다.

그 뒤 A씨는 지난 2024년 8월, 7년 전 자신을 상해죄로 약식기소한 B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검사가 범죄사실을 조작해 공소를 제기했다”며 “CC(폐쇄회로)TV 등에 따르면 상해 혐의가 인정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데도 B검사가 자신을 처벌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법원은 “검사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무죄가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검사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할 순 없고 검사의 판단이 경험칙·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이어 “당시 경찰관이 작성한 사건발생 보고서, 피해자 진술조서, 피의자 신문조서, CCTV 영상 등의 증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B검사가 아무런 증거 없이 A씨에 대한 공소를 제기했거나 이러한 판단이 경험칙·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CCTV영상 감정분적서엔 ‘A씨가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해 피해자가 270도 회전해 굴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기재됐다”고 짚었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가 지난달 11일 항소해 2심이 대구지법에서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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