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쏠림 ‘주범’ NDF…전세계 거래 20%는 ‘원화’였다

지난해 원-달러 거래 비중 20.4%
3년새 1.7%P↑…루피 이어 2위
해외서 만기 시점 환율 차익 거래
환헤지 수단…투기적 거래 목적도
외환당국 확대거시재정금융간담회 점검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 돼 있다. 이날 환율은 12.9원 오른 1525.0원으로 시작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김은희·양영경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쏠림 현상의 ‘주범’으로 NDF(역외선물환) 시장이 지목된 가운데 지난해 전 세계 NDF 거래 중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웃돌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ISDA(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와 BIS(국제결제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NDF의 하루 평균 거래량 중 원화와 미국 달러 거래의 비중은 20.4%에 달했다. 2022년 18.7%에서 3년 새 1.7%포인트가량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원화 비중은 인도 루피-미국 달러(21.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 뒤로 대만달러-미국 달러(19.6%), 브라질 헤알-미국 달러(14%) 등의 비중이 컸다. 이들 4개 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75.2%에 달했다.

NDF 전체 거래 자체도 급증하고 있다. NDF 일평균 거래액은 2022년 2591억달러에서 2025년 3332억 달러로 3년 새 28.6% 증가했다. 2013년(1273억달러)과 비교하면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불었다.

NDF란 역외(해외)에서 운용하는 선물환(특정 시점에 미리 약속한 환율로 외화를 매매하는 거래)을 말한다. 실제 통화를 주고받는 일반 외환 거래와 달리 계약 환율과 만기 시점 환율의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래 NDF는 자본 이동에 제약이 있는 신흥국 통화에 대해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현재는 헤지펀드 등의 환율 투기 수단으로도 많이 쓰이는 실정이다.

외환당국은 최근 환율 쏠림의 ‘주범’으로 NDF를 중심으로 한 투기성 거래를 콕 집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움직임이나 시장교란 의심 행위를 점검하고,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는 조치 등이 핵심이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 등 주로 수급 불균형에 따른 부작용이 원인이라고 내세웠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외환당국의 두 수장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연이어 투기성 거래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역외 NDF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쏠림 현상이 우리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송 총재도 여러 차례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NDF의 영향을 거론하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당국 안팎에서는 1500원이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9일까지 16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말~1998년 초 49거래일 연속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525원에 주간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를 열고 환율 상승에 노출된 중소 수입·수입가공업체 등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민생경제 안정과 리스크 관리를 위해 관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9일 김성욱 은행·중소금융 부원장 주재로 ‘외환시장 안정화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등 시중은행과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HSBC 등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외화·자금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김 부원장은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확대 등에 대비해 은행권 스스로 외환시장의 거래 규범을 준수하고 시장 교란 행위 등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우선 환율 변동성이 높은 현 시장 상황에서 은행이 달러예금 관련 과도한 이벤트, 유치 등을 자제하고 환차손 위험 등에 대한 소비자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과도한 환율 상승 등을 유발하는 투기적 외환 거래 등을 하지 않도록 은행의 주의를 촉구했다. 시세 변동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재차 안내했다. 특히 NDF 파생상품 거래 등이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과도한 쏠림현상 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주요 은행에 대해서는 외국환포지션 점검 주기를 기존 월간 단위에서 주간 또는 일간 단위로 단축해 한시적으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고도화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감독조치 유예도 기존 올해 6월에서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은행별로 자체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해달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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