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중정상회담 계기 ‘로켓보이’에서 ‘기민한 플레이어’로

시진핑 “중조관계 새로운 역사적 여정 들어서”
‘후계자 내정설’ 김주애는 모습 드러내지 않아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여 지난 8일 평양체육관에서 공연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관람을 마치고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도현정·윤호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박2일 북한 국빈방문이 “방문성과에 대해 만족하게 생각한다. 중조관계(북중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여정에 들어섰다”는 시 주석의 감사 전문으로 마무리됐다. 국제사회도 주목한 이번 북중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기존 ‘로켓보이’에서 ‘기민한 지정학적 플레이어’로 크게 달라졌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귀국 당일인 9일 보낸 감사전문에서 방북 당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그리고 주민들의 환대에 사의를 표하면서 “중조 두 당, 두 나라의 두터운 친선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나와 총비서 동지가 공동으로 관심하는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일련의 중요한 공동인식을 이룩한 것은 중조관계에 새로운 시대적 내용을 더해주었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총 6면 가운데 4면을 시 주석 방북 소식으로 채웠다. 1면 상단에는 양국의 국장(國章)과 국기 등을 배치하며 붉은 글씨로 ‘조중친선의 역사와 전통은 영원불멸할 것이다’라는 문구로 꾸몄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신의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이 고립된 지도자에서 기민한 지정학적 플레이어로 부상했음을 알려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북러간 밀착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활용, 비핵화 묵인 등 상당한 회담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제니 타운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이미 북한의 우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고위급 관계를 다시 추가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높아진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존 델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에게 최적의 시나리오는 훨씬 더 작은 국가로서 3국 구도에 갇히지 않은 채 중국, 러시아 양측과 강력한 관계를 누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면서 미국과 담판을 지을 환경이 갖춰졌다는 총평을 냈다. 미무라 미츠히로 니가타현립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미관계에서 중국을 ‘뒷배’로 확보한 셈이 됐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전날 회담에서 ▷고위급 교류 지침 및 정치적 상호 신뢰 공고화 ▷다방면의 교류 강화 및 상호 학습 심화 ▷실무 협력 수준 격상 및 인민의 이익 증진 ▷전통적 우의 계승 및 양국 인민 간 유대 강화 등 4가지 제안을 내놨다. 특히 “외교·법 집행·군대 등 분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군사 교류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정상회담장에는 노광철 북한 국방상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이례적으로 자리했다.

한편 시 주석의 공식일정에서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각종 현지지도나 정치행사에 수십차례 동행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계기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에 동행하면서 ‘후계자 내정설’에 무게가 실린 만큼, 이번 시 주석의 방북 일정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도 나온다. 중국 측이 주애의 동행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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