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위권 공습” vs 이란 “단호 응징”…공격재개 속 ‘종전-확전’ 중대 변곡점

미군 “아파치 격추 비례해 대응”
이란 “안전 원하면 떠나라” 경고
긴장 재점화…협상판 깨질까 ‘촉각’


미국과 이란이 종전 및 핵협상 타결을 위한 막판 조율을 이어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미군 아파치 헬기 추락 사건을 계기로 양측이 다시 무력 충돌에 나섰다.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해제 방안을 둘러싼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군사 긴장이 재점화되며 종전 기대와 확전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미군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조종사 2명은 무사하지만 미국은 불가피하게 이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헬기 격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보복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어떠한 공격도 반드시 응징하겠다”며 “안전을 원한다면 우리 지역에서 떠나라”고 경고했다.

이후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시설을 공습했고, 이란은 역내 미국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한 자위적·비례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X)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의 미 육군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응한 ‘자위적 공격’을 완료했다”며 “미 공군 및 해군 전투기의 정밀 유도 무기를 사용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 시설과 지상 관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군의 공습에 즉각 반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5함대를 타격했다고 주장하며 중동 내 미군 기지들을 추가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간 무력 충돌이 재개됐지만 양측은 여전히 협상 채널은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합의 체결에 가까워졌다”며 “핵무기는 없다. 다른 어떤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내가 무언가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한다”고 말하며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현재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 ▷농축 우라늄 처리 ▷핵시설 해체 ▷국제사찰 체계 등 4대 쟁점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약 250억달러 규모의 이란 동결 자산 해제 방식을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여전히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최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를 방문해 핵연료 처리 방안을 점검한 것도 합의 이후 이행 단계까지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군 헬기 추락 사건과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면서 협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대응 수위에 따라 종전 협상 역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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