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선예매 앞세운 ‘환불 장벽’…팬클럽 유료 멤버십 불공정약관 무더기 적발

24개사 약관 점검…환불 제한 등 8개 유형 시정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콘서트 선예매와 전용 굿즈 구매 혜택 등을 제공하는 아이돌 팬클럽 유료 멤버십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이 다수 확인됐다.

환불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그룹 멤버 탈퇴와 같은 상황에서도 사업자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사와 팬덤 플랫폼사 등 총 24개 업체의 팬클럽 유료 멤버십 이용 약관을 점검한 결과 8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이 적발됐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케이팝 굿즈샵에서 외국인들이 진열된 케이팝 음반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환불 제한 규정이다. 빅히트뮤직은 멤버십 가입 후 7일이 지나거나 혜택을 이용한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명시했고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역시 결제 다음 날부터 7일 동안 취소는 가능하지만 혜택을 일부라도 사용하면 환불이 불가하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팬클럽 유료 멤버십은 아티스트의 활동 일정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혜택이 정기적·정량적으로 제공되기 어렵고 가입 시점에 따라 이용 가능한 혜택도 달라질 수 있다.

이에 공정위는 제공 혜택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가 중도 탈퇴와 환불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제한하는 조항은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가입일로부터 7일 이내 이용 내역이 없는 경우 전액 환불을 보장하고 7일이 경과했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에는 위약금(통상 가입비의 10%)과 사용 금액을 공제한 뒤 잔여 금액을 환급하도록 약관을 개정하기로 했다.

사업자의 의무와 책임을 과도하게 면제하는 조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SM엔터테인먼트는 멤버십 갱신 후 결제를 취소하면 기존 멤버십의 남은 이용 기간이 복구되지 않는다고 안내했지만 공정위는 소비자가 갱신을 취소한 경우 사업자가 갱신 이전 상태로 회복시킬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멤버 추가·탈퇴·교체 등의 사유로 변경된 멤버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회원의 귀책 사유로 발생한 서비스 이용 장애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했고 CJ E&M 역시 제3자의 불법 접속이나 서버의 불법 이용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제한하는 조항을 두고 있었다.

공정위는 아티스트 탈퇴 등 사업자의 관리 범위 내 책임으로 볼 수 있는 사안까지 일괄적으로 면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관련 조항의 시정을 요구했다.

안테나와 위버스컴퍼니는 경영상 이유 등을 근거로 멤버십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해 이용자의 권리를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서비스 변경·중단 사유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고 보고 회사의 분할·합병, 영업양도·폐지, 사업 종료, 아티스트 전속계약 종료 등 구체적인 사유를 명시하도록 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유료 멤버십 운영을 위탁받은 블루개러지는 사업자가 ‘합리적인 판단’과 같은 모호한 기준으로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했고, 노머스는 사전 통지 절차 없이 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공정위 지적에 따라 앞으로는 계약 해제·해지 및 이용 제한 사유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조치 이전에 소비자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한 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만 해지나 이용 제한이 가능하도록 약관이 개선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사업자의 일방적인 게시물 삭제 조항,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범위와 보관 기간을 포괄적으로 규정한 조항 등이 불공정 약관 사례로 지적됐다.

사업자들은 환불 관련 조항은 올해 안에 정비하고 나머지 조항도 조속한 시일 내에 개정할 계획이다.

곽고은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K팝 시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팬클럽 유료 멤버십 서비스의 불공정 약관을 선제적으로 점검했다며, 이번 조치가 소비자 권익 보호는 물론 K팝 팬덤 시장에 걸맞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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