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항생제도 안 듣는다…중국서 생후 8개월 아기들 덮친 ‘최강 내성균’ 정체[후암동 논문 연구소]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의사들이 “마지막 카드”라 부르는 항생제조차 듣지 않는 살모넬라균이 중국 남부에서 생후 8~12개월 영아 6명에게 잇따라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입원한 적도, 항생제를 맞은 적도 없는 아기들이 일상에서 감염됐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이 균이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감염 저널(Journal of Infection) 2026년호에 중국 상하이시 질병예방통제센터 쉬쉐빈 박사와 허난농업대학교 왕야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4~2025년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한 병원에 급성 설사로 입원한 영아 6명에게서 살모넬라균을 분리했다. 분석 결과 6개 균주 모두 카바페넴 분해효소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항생제가 뚫렸다
살모넬라는 흔히 식중독균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며칠 앓고 낫거나 일반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면역 체계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영아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균이 혈액으로 퍼지는 패혈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항생제는 효과에 따라 단계가 있다.

일반 항생제가 듣지 않으면 더 강한 항생제를 쓰고, 그것도 듣지 않으면 의사들이 마지막으로 꺼내는 것이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다.

분리된 6개 균주(세로축)의 항생제 반응 결과로 빨간색은 ‘내성’, 파란색은 ‘약이 들음’을 뜻한다. 마지막 보루 항생제인 카바페넴 계열 중 에르타페넴(ETP)에는 전원 내성을 보였으나, 메로페넴(MEM) 등에는 반응이 제각각이어서 기존 단일 검사법으로는 내성균을 놓칠 위험이 있다. [국제학술지 감염 저널(Journal of Infection) 2026년호]


이번에 발견된 균은 그 마지막 항생제마저 듣지 않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처럼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세균을 임상적으로 가장 위험한 병원균으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팀이 여러 항생제를 시험한 결과 6개 균주 모두 페니실린·세팔로스포린 등 흔히 쓰이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다. 카바페넴 계열에도 내성 또는 중간 내성이 확인됐다.

아기들이 병원 밖에서 감염됐다
감염 경로도 특이했다. 6명 모두 이전에 입원한 적이 없었고, 항생제를 맞은 이력도 없었다. 이런 강력한 내성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을 여행한 적도 없었다. 6명 사이에 역학적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강력한 내성균은 통상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거나,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그런데 아무런 위험 요인이 없는 아기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감염됐다는 것은, 이 균이 이미 병원 밖 환경에 퍼져 있을 가능성을 뜻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체 분석 결과도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2024년에 발견된 균주 4개는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해 한 곳에서 번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2025년 균주 2개는 달랐다. 균이 퍼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2024년 균주의 내성 유전자 구조가 같은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분리된 대장균의 것과 99.9% 이상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내성 유전자가 대장균에서 살모넬라균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내성 유전자는 균 자체가 아닌 유전 정보 형태로도 다른 세균에 전달될 수 있어, 한번 환경에 퍼지면 통제가 어렵다.

약이 듣다가 안 듣다가…그래서 발견이 어렵다
연구팀이 논문에서 별도로 강조한 것이 있다. 현재 병원에서 쓰는 검사 방식으로는 이 균을 내성균으로 잡아내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다.

병원에서는 통상 카바페넴 계열 약물 중 한 두 가지를 골라 내성 여부를 확인한다. 그런데 이번 6개 균주 가운데 4개는 카바페넴 계열 가운데서도 에르타페넴에는 강한 내성을 보였지만, 메로페넴이나 이미페넴 검사에서는 약이 잘 듣는 것처럼 나타났다.

병원에서 흔히 쓰는 약물만으로 검사했다면 4개 균주를 일반 살모넬라로 오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엉뚱한 항생제를 처방받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팀은 “단일 약물에만 의존하는 검사 방식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보다 촘촘한 검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이 균이 확산 중이라고 판단했다.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내성 유전자가 다른 세균으로도 넘어갈 수 있어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참고논문


DOI: 10.1016/j.jinf.2026.106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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