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위기관리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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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고재우·양영경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약 6247억원의 역대급 과징금 폭탄을 맞으면서, 이번 사안이 한국과 미국의 통상 마찰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쿠팡 사태를 단순한 개인정보보호법 집행이 아니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부 미국 의원들과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쿠팡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전방위 로비 나선 쿠팡, 美 “미국 기업 차별”= 당장 지난 3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주미 대사관에 보낸 ‘쿠팡 차별 규제 중단’ 서한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한국의 일부 행동 때문에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줬다”고 인정했다. 쿠팡 이슈가 미국 무역 합의에 영향을 미쳤다고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지난달 열린 미셸 스틸 박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은 쿠팡 사례를 언급하며 “일부 미국 기술기업이 한국에서 차별받는 듯한 모습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틸 후보자는 한국 내 미국 기업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미 하원 법사위원회도 지난 2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를 상대로 비공개 조사를 실시하는 등 한국 내 미국 기업 차별 여부를 조사한 바 있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쿠팡의 전방위적 로비가 한 몫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부터 자사의 사법리스크를 ‘통상 이슈’로 부각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올해 1분기에만 109만달러(한화 약 16억6000만원)를 대미 로비에 쏟아부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87.9% 증가한 수치다. 로비 대상도 미국 정부 인사부터 의회, 민간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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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임세준 기자 |
▶통상부터 안보까지 영향 미칠라…政, 고심 커질 듯= 쿠팡에 대해 강경 대응 중인 정부도 통상부터 안보까지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미 무역 갈등 가능성이 미국 인사로부터 언급되자,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쿠팡 사태에 대한 긴급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했는데, 여기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개인정보보호위원장,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관계 부처 장관급 인사는 물론 외교 라인까지 ‘총출동’했다.
이외에도 주무부처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올해에만 각각 3회와 2회 미국을 방문하는 등 쿠팡 사태가 통상 마찰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 왔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쿠팡의 대관·로비 활동이 미국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 관련 언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안이 통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까지 미국 측이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 집행이나 법적 절차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법과 절차에 따른 원칙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