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보, 대출상환 후 미해지 보증 1.9조

중기부 ‘특정감사 보고서’ 분석
보고서엔 6155억원, 실제론 2.5조원
관리 부실에 정책금융 배분 왜곡
정책출연금 수도권 쏠림도 심각
보증료 미환급…소상공인 피해도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특정감사 결과, 보증관리에 상당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세종 사옥.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제공]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 관리에 허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출금을 갚았음에도 보증이 해지되지 않은 채 전산상 남아 있는 규모가 2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수도권 재단에 재보증 한도가 과다 배정되는 등 정책금융 배분이 왜곡됐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공개한 ‘지역신용보증재단 및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파악하고 있던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 미해지 금액은 약 6155억원이었다. 그러나 감사 과정에서 확인된 실제 미해지 보증금액은 약 2조5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앙회가 관리하던 규모보다 1조9185억원이 더 많았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은 담보력이 부족한 소기업·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제공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돼 있으며 각 재단이 공급한 보증의 일부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재보증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보증 미해지 금액 실제보다 ‘적게’ 보고…사업평가 순위 변동으로 법정 출연금 더 받기도=보증을 받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금융기관에 대출금을 갚으면 금융기관은 지역신보에 상환 내역을 통지하고 지역신보는 해당 금액만큼 보증을 해지해야 한다.

미해지금액은 신보중앙회의 재보증 한도 배분과 관련된다. 재단이 중앙회에 보증 미해지 금액을 적게 보고하면 보증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인식돼 그 재단은 신보중앙회로부터 더 많은 재보증 한도를 배분받을 수 있다.

실제로 중기부에 따르면 서울신보증재단은 4359억원의 재보증 한도를 반환했어야 했지만 752억원을 추가 배분받았다. 경기신보재단도 1377억원을 반환했어야 했지만 706억원을 추가 배정받았고, 인천신보재단 역시 179억원을 반환해야 하는데 173억원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감사 결과 수도권 소재 재단에 보증 한도 총 7546억원이 과지급됐다. 이는 전체 과지급의 약 78%에 달한다. 서울신보재단의 과다 배정 비중은 전체 한도의 10.8%, 경기재단은 4.4%로 전체 평균인 2.3%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결국 지역 간 정책금융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보증 재원은 한정된 만큼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배정되면 다른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받을 수 있는 보증 여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감사 결과 보증 사업평가와 법정 출연금 배분에도 영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보중앙회는 각 재단의 보증 사업평가 결과에 따라 법정 출연금을 차등 적용한다. 보증 사업평가의 일부 평가지표에는 보증 미해지에 따른 보증 잔액 및 보증 운용 배수가 포함돼 산정된다. 이 때문에 재단별 보증 잔액 변동 규모에 따라 보증 사업평가 순위에도 변동이 발생했다.

서울신보재단과 전남신보재단의 평가 순위가 실제와 다르게 산정되면서 서울재단은 약 1억8000만원의 법정 출연금을 더 배정받고 전남재단은 그만큼 적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관리 부실은 소상공인 피해로도 이어져=보증 관리 부실은 소상공인 피해로도 이어졌다. 감사 결과, 경기·서울·인천 등 14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차주가 대출금을 분할 상환했음에도 보증 해지 및 정산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례에서는 반환해야 할 보증료를 0원으로 처리하는 등 정산 오류도 확인됐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3971명의 피보증인이 총 5억5744만원의 보증료를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미환급액은 약 14만원 수준이다.

일부 재단은 은행이 실제 상환 금액과 다른 내용을 통보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지만 최종 책임은 재단에 있다고 판단했다. 은행의 통보가 잘못됐더라도 재단이 전산을 통해 정정할 수 있으며, 정산 오류에 따른 피해는 결국 소기업·소상공인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지역신보와 신보중앙회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채무상환 기간을 무분별하게 연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47세까지 빚을 갚도록 상환 기간을 88년까지 늘린 사례도 적발됐다. 경기신보재단은 채무자 A 씨(약정 금액 1억556만원)의 최장 약정기간을 72년 초과한 88년으로 계약을 맺어 147세까지 채무를 상환하도록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신보중앙회 관계자는 “향후 시스템 개선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