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금리동결·연내 인상 가능성 힘 실려
트럼프 “인플레 너무 좋아”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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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다시 4%를 넘어섰다.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예상보다 강한 고용시장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선이 ‘금리 인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는 인플레이션을 좋아한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하면서 물가와 통화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도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4월 3.8%보다 0.4%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5%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지만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높은 수준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번 물가 상승은 사실상 에너지 가격이 주도했다. 에너지 가격은 5월 한 달 동안 3.9% 상승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3.5% 급등했다. 전체 CPI 상승분의 60% 이상이 에너지 부문에서 나왔다.
반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월간 상승률은 예상치인 0.3%를 밑돌았다.
일각에서는 5월 물가가 이번 인플레이션 사이클의 정점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5월이 이번 사이클 인플레이션의 고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은 물가 압력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긴장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동시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발표된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는데도 노동시장이 식지 않는다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명분은 그만큼 줄어든다. 실제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반영하기 시작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PI 발표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 “수치가 훌륭했다.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날 나온 발언으로 즉각 논란이 확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쟁이 끝나면 인플레이션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지원해 1억 배럴 이상의 원유 공급이 시장에 추가됐다고 주장했다. 비판이 커지자 그는 이후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난 뒤 좋아질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 말한 것”이라며 “맥락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