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설 ‘여섯 번째 월드컵’…최고의 마무리골 누가 쏠까

39세 메시·41세 호날두 ‘라스트 댄스’
‘남미 최고’ vs ‘유럽 최고’ 최후 결전
둘다 가난한 유년기 축구가 유일한 낙

성장호르몬 결핍·심장 빈맥 각각 앓아
키·성격·사생활은 차이…승부욕 공통
‘GOAT 논란’ 우승 유력한 메시 판정승



2015년 1월 스위스 취리히 콩그레스하우스에서 열린 ‘2014 FIFA 발롱도르 갈라’에서 후보로 참석한 메시(왼쪽)와 호날두. 배경 사진은 메시가 소속된 인터 마이애미가 지난해 12월 MLS컵 결승전에서 우승한 뒤 가족들과 포즈를 취한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호날두가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미르술 파크 스타디움에서 알 나스르 입단식에서 가족들과 함께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어린 시절의 호날두, 아르헨티나의 지역 유스팀 ‘올드 보이스’에서 뛰던 메시. [게티이미지·나이키 SNS 계정]11일(현지시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의 경기로 막이 오르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축구계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강자들의 시대(strong era)’를 마감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9)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는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와 함께 월드컵 6회 출전이란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22년 우승했던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해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반면 포르투갈은 우승 확률이 이보다는 낮다고 평가된다. 두 선수가 월드컵에서 어떻게 마지막 불꽃을 피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년시절 재능, 가난·병마 극복 판박이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감출 수 없었던 재능이나 청천벽력 같은 시련을 극복한 이야기 등이 비슷하다. 부모님의 맞벌이로 외할머니 손에서 컸던 소년이 유소년 축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결원이 생긴 경기를 대신 뛰면서 ‘메시’라는 전설이 시작됐다. 당시 외할머니가 메시를 뛰게 해달라 요청했고, 메시는 그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본격적인 축구의 길로 접어들었다.

메시의 시련은 11세 때 받은 성장호르몬 결핍증 진단이었다. 이를 치료하려면 매달 1000~1500달러(약 150만~230만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야 했다. 철강 노동자였던 아버지와 청소 노동자였던 어머니의 벌이로는 이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이는 스페인의 명문 구단 FC 바르셀로나의 전적인 지원으로 해결했다. 바르셀로나의 기술이사 카를로스 렉사흐는 메시의 플레이를 보자마자 매료됐고, 당시 13세였던 메시를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선수 훈련 기관인 라 마시아로 데려왔다.

메시가 13세 때 FC 바르셀로나와 체결한 계약서. 당시 바르셀로나의 기술 이사 카를로스 렉사흐는 메시와의 계약을 서두르느라 주변에서 종이를 찾지 못해, 식당에 있던 냅킨에다 자필로 계약서를 썼다. [게티이미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메시보다 더 지독한 가난과 불우한 유년 시절을 겪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형도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머니는 청소 노동자로 일하며 힘겹게 생활을 꾸렸다.

포르투갈에서도 빈촌인 섬마을 마데이라제도 푼샬 지역. 그곳에서도 제일 가난한 집의 아이. 동네 아이들도 놀이에 끼워주지 않아 혼자 공터에서 흙장난하던 호날두는 우연히 자신 쪽으로 날아온 축구공을 차면서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이를 잊지 못해 어머니를 졸라 축구를 시작했고, CF 안도리냐와 CD 나시오날 등을 거쳐 스포르팅의 유소년팀에서 기량을 쌓아갔다.

호날두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17세가 되던 해,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으로 인해 수술해야 했다. 뜻밖의 위기는 가족들을 뭉치게 했다. 아버지와 형이 취직해 돈을 벌었고, 온 가족이 1년여간 모은 돈으로 수술을 받아 호날두는 쾌유했다. 이후 재활과 강도 높은 훈련을 거친 호날두는 스포르팅에서 빠른 속도로 1군으로 올라오면서 한 해에 유소년, 2군, 1군을 모두 거친 유일한 선수가 됐다.


인간 넘어선 神, 메시아, 외계인 설까지

바르셀로나의 ‘비밀병기’가 라 마시아에 있다는 소문은 스페인을 넘어 해외에서도 파다했다. 2004-2005 시즌 드디어 ‘비밀병기’가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메시는 17세의 나이로 프리메라리가에 공식 데뷔했다. 당시 기록으로 프리메라리가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데뷔한 선수였다.

메시는 2021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총 778경기를 뛰면서 672골 268도움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동안 그해 최고의 축구 선수를 가리는 대표적인 지표인 FIFA 올해의 선수상은 2회, 발롱도르는 2회,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통합했던 FIFA 발롱도르상은 4회 수상했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던 시절(2021~2022년) 발롱도르 1회와 FIFA 올해의 선수상 1회, 인터 마이애미 소속이었던 2023년과 2024년에 발롱도르 1회, FIFA 올해의 선수상 1회를 더 추가했다.

2010년대 바르셀로나에서의 놀라운 성과와 달리, 국가대표로서는 국제 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이 이어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축구에서는 절대적인 월드컵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남미 국가들의 축구 대회인 코파 아메리카에서 번번이 칠레에 밀렸다.

고심이 깊었던 메시는 한 차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하기도 했다. 2016년 메시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자, 아르헨티나는 은퇴 반대 운동을 국가적으로 벌였다.

아르헨티나의 공항과 도로에 “No Te Vayas Lio. PERDONANOS(가지 마, 리오. 우릴 용서해 줘.)”라 써진 전광판이 들어섰고, 당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메시에게 직접 전화해 달래기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는 메시 동상을 세웠고, 메시 은퇴 반대 집회와 서명운동이 이어졌다.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한 이후, 마법처럼 성적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2021년 코파 아메리카에 이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골든볼(MVP)도 수상했다. 2024년에는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추가했다.


“유럽 역사상 최고의 선수” 스타성 입증한 호날두

포르투갈에서 유소년 시절을 비롯해 프로 원년을 보낸 호날두는 본격적인 전설의 첫 페이지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쓰기 시작했다.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적극 추진으로 호날두는 2003-2004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1224만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175억원)로,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10대 선수로서는 최고액이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는 호날두의 어머니가 간절히 바랐다는 이유에서, 호날두에게도 ‘꿈의 구단’이었던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 뛰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은 자타공인 호날두의 황금기이자 메시와 같은 리그에서 불꽃 튀는 ‘엘 클라시코’(전통의 경쟁팀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이어갔던, 축구계 역대 최고 라이벌전의 시대였다. 이 기간에만 호날두는 발롱도르 2회, FIFA 올해의 선수상 2회, FIFA와 발롱도르가 통합된 FIFA 발롱도르를 2회 수상했다.

2018년 호날두는 이적료 1억500만유로(당시 환율 약 1350억원), 연봉 3000만유로에 유벤투스와 계약했다. 이적 첫해부터 2년 연속 유벤투스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호날두는 유럽의 4대 리그(영국 프리미어 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중 3대 리그를 석권했다는 기록을 썼다.


축구계 넘어서까지 화제였던 ‘메호대전’

걸출한 선수를 동시대에 둘이나 보다 보니, 우열을 가리려는 이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나온 것이 일명 ‘메호대전(메시와 호날두의 대전)’이다. 메호대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 쪽은 호날두였다. 오죽하면 경기에서 호날두의 멘탈을 흔들어놓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관중들이 메시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이었다. 클럽 경기는 물론이고, 국가대표로 나선 경기에서도 관중들이 “메시! 메시!”라고 외치면 그토록 단단하던 호날두의 평정심이 흔들렸다.

실력과 승부욕 등을 제외하면 둘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많이 보인다. 호날두는 큰 키(187㎝)와 농구선수 못잖은 점프력 덕분에 고공 플레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받는다. 반면 메시는 작은 키(169㎝) 덕에 무게중심이 다른 선수들보다 현저히 낮다 보니 상체의 움직임으로 상대를 교란시키는 바디 페인팅에 능하다.

성격과 사생활도 정반대에 가깝다. 메시는 내성적이어서 그와 라 마시아에서 함께 성장했던 ‘87년생 트리오’인 피케, 파브레가스는 한동안 그가 말을 못 하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였다. 호날두는 플레이 못지않게 외모를 꾸미는 것도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쇼맨십을 타고난 경우다.

축구 선수의 아내는 소꿉친구이거나 모델이라는 속설이 있다. 메시는 전자다. 소꿉친구였던 아내와 오랜 연애 끝에 2012년, 2015년 아들을 본 후 2017년 결혼했고, 이후 2018년 막내아들을 품에 안았다.

호날두는 후자에 가깝다. 패리스 힐튼, 이리나 샤크 등 많은 모델, 방송인들과 염문을 뿌리다 2010년 혼외자로 첫아들을 봤다. 이후 2016년 구찌 매장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던 조지나 로드리게스를 보고 구애해, 현재까지 파트너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호날두는 첫째 아들 외에도 2017년 대리모를 통해 얻은 쌍둥이와, 조지나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딸 등 총 2남 3녀를 두고 있다.


20여년 장기 집권, ‘라스트 댄스’로 마무리

2010년대부터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논란’은 사실상 메시의 판정승으로 종결되는 분위기다. ‘펠레-마라도나-메시’로 축구 황제 계보가 이어졌다는 게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고국이 같다는 점에서 늘 ‘제2의 마라도나’라는 칭호를 받았던 메시를 향해 마라도나는 “나의 마라도나는 메시다”라는 말로 자신의 후계자임을 공인했다.

메시가 결국 GOAT 논란에서 우위에 선 배경에는 축구인 최고의 영예인 월드컵 우승이 크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 직후 FIFA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는 “The GOAT debate is settled. The ultimate prize is now part of the collection. The legacy is complete.”(GOAT 논쟁은 종결되었습니다. 궁극적인 상이 이제 콜렉션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유산이 완성되었습니다.)라는 성명이 올라왔다. 안타깝게도 호날두에게는 아직 월드컵 우승컵이 없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우승컵을 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올해는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이 우승 확률이 높은 후보군으로 꼽힌다. 포르투갈은 2티어 정도에 그친다. 둘의 개인 성적에서 메시는 득점왕 순위에서 4~5위 정도, 호날두는 7~8위 정도를 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호사가들의 말처럼 공은 둥글고,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설혹 이번 월드컵에서 두 전설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한다 해도, 그라운드 너머로까지 넘쳤던 둘의 스타성은 한동안 더 화려하게 빛날 것으로 보인다. 메시의 자산은 최소 8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서 많게는 11억달러(약 1조70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연봉 및 구단 계약 수익에 아디다스, 펩시코,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브랜드의 스폰서십, 호텔이나 음료 등 개인 사업이 이 같은 자산을 구성하고 있다.

호날두는 순자산이 약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서 많게는 14억달러(약 2조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호날두는 연달아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켜 축구 역사상 최초로 커리어 누적 수입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이 외에도 나이키 등의 스폰서십, 광고 수익, 개인 사업 수익 등이 뒷받침하고 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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