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30%대 효율 돌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대량생산 문턱 넘는다

- UNIST·KAUST,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전지 세계 최고 효율 기록


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연구진. 석상일(왼쪽부터), 최경진 교수, 김귀수 박사, 노영임 연구원.[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31.72% 세계 최고 효율 달성.”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석상일 특훈교수 연구팀이 사우디아라비아 KAUST 연구진과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의 대량생산에 필요한 계면 코팅 물질을 개발했다. 이 물질을 적용하면 수분과 산소에 노출되는 일반 공정을 통해서도 효율 30%가 넘어가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와 실리콘 전지를 위아래로 쌓은 초고효율 전지다. 위쪽 페로브스카이트가 짧은 파장의 태양빛을 먼저 흡수하고, 아래쪽 실리콘이 남은 빛을 흡수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지붕 위 설치형 태양광을 넘어 건물 외벽, 창호, 자동차 지붕, 실내 센서, 웨어러블 기기, 항공·우주용 전원 같은 새로운 응용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페로브스카이트층을 올리기 전, 전극 표면에 먼저 깔리는 얇은 접촉층이다. 이 층이 고르게 붙어 있어야 그 위에 바르는 페로브스카이트 용액도 균일하게 퍼지고, 전기 입자, 즉 전하가 사라지는 결함도 줄어든다.

기존 활용되던 SAM 코팅층은 공기 중에 수분이 있으면 전극 위에 고르게 붙지 못하고,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을 바르는 과정에서도 쉽게 흐트러졌다. 고효율 전지는 수분과 산소를 차단한 특수 설비 안에서 만들어야 했고, 이는 대면적 생산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연구팀의 3성분 물질은 기존 SAM 물질인 Me-4PACz 외에도 GDMA와 AG가 더 들어 있다. GDMA는 코팅층이 전극 위에 고르게 퍼지고 열처리 뒤 단단히 붙도록 돕고, AG는 페로브스카이트와 맞닿는 부분의 결함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결함이 줄어들면 빛을 받아 생긴 전하가 중간에 소실되지 않고, 그만큼 전하가 전극으로 더 잘 이동해 태양전지의 효율과 전압이 높아진다.

일반 대기 제작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성능 및 안정성.[UNIST 제공]


이 물질을 적용한 탠덤 전지는 일반 대기 중에서 만들었는데도 31.72%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대기 중 제조 탠덤 전지 중 세계 최고 효율이다. 공인 인증 효율도 31.36%로 확인됐다.

내구성도 크게 향상됐다. 겉을 감싸는 보호 포장 없이 85도의 뜨거운 공기 중에 600시간을 방치한 뒤에도 처음 성능의 92% 이상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실제 태양광을 모방한 강한 빛을 1000시간 연속으로 쬔 후에도 90% 이상의 높은 효율을 지켜냈다.

석상일 교수는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를 상용화하려면 성능뿐 아니라 실제 공정에서의 재현성과 생산 비용까지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수분이 있는 일반 대기 중에서도 균일한 계면 박막과 높은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인 만큼, 대면적 제조 공정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광학·광자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1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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