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취업자수 전년대비 4만명 줄어
제조업 14만명 7년3개월만 최대폭↓
청년 25.5만명↓…실업률도 7.2%로↑
중동쇼크 고용시장에 충격 본격화
수출확대 등 성장, 고용 연결 안돼
‘청년층 분노’ 투표용지 사태로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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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에도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5개월 만에 감소했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구직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임세준 기자 |
5월 취업자 수가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한국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의 덫에 걸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지만, 청년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서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고용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는 취업자 수가 1월 10만8000명 늘었다가 2∼3월 증가 폭이 20만명대로 확대된 뒤 지난 4월(7만4000명) 축소됐다. ▶관련기사 3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작년보다 0.5%포인트 떨어지며 지난 4월(-0.2%p)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락폭은 2021년 2월(-1.4%p) 이후 가장 크다.
산업별로 제조업이 14만명 줄며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은 지난 4월(-5만5000명)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건설업은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농림어업(-12만1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9000명), 도소매업(-3만6000명) 등에서도 감소했다.
특히 고용 충격은 청년층에 집중됐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5만5000명 감소했다. 청년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 하락했고 청년 실업률은 7.2%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이같은 고용 둔화 배경으로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를 지목했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업종에서 수급 차질이 있었고 고유가 영향을 받다보니 취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주도하는데 취업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로 크지 않아 수출 증가세와는 무관하게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0.5%를 기록했다.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가 GDP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제조업 전반의 채용 확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건설업과 도소매업, 농림어업 등 전통적인 고용 창출 산업마저 부진을 겪고 있고, 청년층 고용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체감경기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청년고용 대책과 산업전환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성장과 고용의 괴리가 확대될 경우 ‘고용 없는 성장’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창출해 낸 막대한 이익을 건설 등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산업으로의 투자로 이끌어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반도체 기업이 거둔 막대한 이윤을 정부가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는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이들 기업이 납부한 세금을 바탕으로 건설 등 정부 차원의 투자를 늘려야 청년 고용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