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로 돌아가고 싶어요” 올림픽공원 집회, 사무실 빼앗긴 체육계 호소 [세상&]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선거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시위로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체육계가 호소문을 내놓았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이 11일 “개표소 봉쇄 집회로 사무실 출입이 막혀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며 업무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의 자유를 존중한다면서도 체육 행정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시위 존중하지만 일할 권리 지켜달라”
국제대회 준비·선수 수당 지급 등 차질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근무하는 12개 체육단체 임직원들과 체육계 관계자 약 200명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명문을 통해 “시민들의 시위, 목소리를 낼 권리를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우리에게도 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오늘까지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개표소 봉쇄 집회로 경기장 출입구 전체가 막혔고 그 안에 갇힌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일터”라고 했다.

단체 측은 직원들이 출근 과정에서 안전 위협까지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직원들은 사무실에 갇혀 있다가 창문을 통해 빠져나오거나 출입을 시도하다가 시위 참여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출근하려던 직원들은 신분증 검사와 가방 수색을 겪었고 공포에 떨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도 매일 성실히 일해 온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국 체육을 떠받쳐 온 사람들”이라며 “일하러 가는데 왜 이런 두려움을 겪어야 하느냐”고도 했다.

단체 측은 지난 9~10일 세 차례에 걸쳐 핸드볼경기장을 에워싼 시위자들과 출입 협의를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고 했다. 이들은 “은행 업무에 꼭 필요한 법인카드와 인감, 회계서류 등을 시위대의 입회하에 가지고 나오겠다는 최소한의 요청마저 끝내 거부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장 내부 보관이 필수인 행정 물품에 접근할 수 없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스포츠지도자 국가자격검정 업무를 비롯해 국제대회 출전 준비와 국내대회 운영, 선수·지도자·심판 수당 지급, 세금 납부 등 주요 업무 전반이 중단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체육을 통해 누리는 행복권과 건강권도 중요한데 아무 잘못 없는 단체와 선수, 국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일 오전 6시40분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김서현 수습기자


끝으로 단체 측은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송파구 선관위는 이 사태의 원인을 직시하고 책임 있는 방안을 조속히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성명문에서 밝힌 요구사항은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있는 대책 제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주 체육단체 면담 및 실질적 해결방안 마련 ▷업무 공간 정상화 ▷대한체육회 행정 협조 등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