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처럼 현재 방식 고집하면 소멸 우려”
“조선업은 코파일럿·자율화 단계 도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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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이 11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선급(KR)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AI 시대, HD현대의 새로운 항해’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고은결 기자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학력화로 인해 단순 노무 인력을 턱없이 구하기 힘든 시대가 됐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 조선산업은 5년 내 한계에 부딪히고 10년 내 소멸할 위기입니다. AI와 플랫폼 기반의 생산 혁신을 해나가면서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인력 변화에 급하게 대응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은 11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선급(KR)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AI 시대, HD현대의 새로운 항해’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서 조선업계가 직면한 인구 절벽 위기를 진단하고, 자동화 및 AI 전환(AX)을 통한 근본적인 생산 혁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김 사장은 국내 출생아 수 감소와 80%에 달하는 대학 진학률 등 급격한 고학력화 현상을 지적하며, 지방 제조업에 유입될 청년층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짚었다. 특히 1·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7~8년 내 완료되면 현장의 인력 공백은 대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수주 물량이 회복되던 시기, 극심한 인력난으로 불법 체류자의 일당이 24만 원까지 치솟는 등 현장의 어려움이 컸던 사례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단순 노무직을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나라가 됐다”며, “30여 년 전 일본이 인력 문제로 결국 LNG선 건조 주도권을 잃었던 것처럼, 한국 조선업 역시 현재의 방식을 고집하면 10년 안에 소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막강한 국가 지원과 건조 능력을 앞세워 한국보다 4~5배 많은 수주 물량을 쓸어 담고 있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은 사실상 승산이 없다고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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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이 11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선급(KR)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AI 시대, HD현대의 새로운 항해’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고은결 기자 |
김 사장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단일 플랫폼 기반의 생산 혁신’과 ‘자동화’를 제시했다.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초심자와 외국인 근로자의 기량을 보완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HD현대그룹은 지멘스와 협력해 설계부터 PLM(제품 수명주기 관리), 디지털 매뉴팩처링(생산), 인도 후 유지보수까지 모든 데이터가 단일 플랫폼(Single Source of Truth)으로 연결되는 조선 전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도면 중심의 아날로그식 단절을 극복하고, 컴퓨터상에서 선박과 공장 환경을 모두 짓고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한국 조선업이 세계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혁신 기술을 레버리지 삼아 직접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역설했다. 김 사장은 부분적인 시뮬레이션 수준에 머물러 있는 타 산업과 달리, “조선업은 곧바로 코파일럿(AI 비서) 및 자율화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AI 도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 사장이 이날 강연에서 공유한 동영상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선박 핵심 기자재인 ‘러그’의 제작 현장에 2D 이미지 기반 인공지능 비전 기술과 디지털 트윈을 결합한 AI 기반 자율 제조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그 결과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량을 대폭 늘렸으며, 안전한 작업 환경까지 확보하는 공정 혁신을 이뤄냈다.
김 사장은 “조선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박을 소프트웨어로 정의하는 ‘SDV(Software Defined Vessel)’ 기술을 독자화해 중국과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컴퓨터상에서 생산성을 미리 확인하고 플랫폼 기반으로 공정을 최적화하는 미래형 조선소를 통해 인구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도 부상하고 있어 조선 산업도 충분히 인력 문제에 대응하며 해사산업에 버팀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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