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철거하면 우리는 어디 가서 살라고” 무주택 세입자, ‘공공지원 민간임대’에 우선입주 추진 [부동산360]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개정 추진…9·7 후속입법
무주택 세입자에 ‘공공지원 민간임대’ 우선공급


서울시내 빌라촌의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국토교통부가 정비사업지에서 쫓겨나는 무주택 철거민을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에 우선 입주시키는 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발표한 9·7 공급대책의 일환으로, 기존 거주민들의 내몰림을 최소화해 정비사업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정비사업 기간 단축을 위한 9·7 법안이 본회의 통과만을 앞두고 있어, 현 정부의 주택 공급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비구역의 기존 거주자 중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인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우선 입주시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은 의무적으로 일반공급은 공급호수의 80% 이하, 특별공급은 20% 이상을 정하도록 돼 있다. 일반공급 물량을 우선공급하는 이들에는 본래 ▷주택 건설부지 기존 거주자 ▷사회적 협동조합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조합원 ▷공급촉진지구 사업의 토지 협의수용자 등이 있었는데 여기에 ‘인근 정비사업 구역 기존 거주자’가 신설될 예정이다.

이번 추진안은 국토부가 지난 9·7 대책을 통해 발표한 ‘정비사업 기반 마련’의 일환이다. 당시 국토부는 “기존 거주민들의 내몰림을 최소화하겠다”며 “재개발 인근 공적임대 우선입주를 지원하고, 재개발 의무임대 수요가 많을 경우 용적률 완화로 건설되는 임대주택에도 우선입주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 내 정비사업지에서는 기존 세입자들이 이주를 거부하며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린 사례가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광진구 자양동에 소재한 롯데캐슬이스트폴(자양1구역) 아파트가 착공되기 전 일부 세입자들이 이주를 거부하며 투쟁에 나서 착공이 지연됐다.

‘써밋클라비온’으로 재탄생중인 영등포 신길10구역 역시 기존에 자리하던 남서울아파트 일부 세입자와 갈등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해당 일대가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세입자들이 주거이전비 보상을 받을 수 없었고, 결국 명도소송 끝에 조합이 승소하며 이주·철거가 완료됐다.

정부가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에 대한 우선공급 방침을 밝히면서, 정비사업지 이주·철거에 더 속도가 붙을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 서울 내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철거 세입자들에 주거 연속성을 보장해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상가 세입자 등과의 갈등은 풀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여권은 지난 9·7 대책의 후속으로 정비사업 속도 진전을 위한 법안을 본회의 통과만 앞두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월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도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체회의에 직상정해 통과시켰다. 다만 본회의에는 아직 상정되지 않아 그간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현재 시점에서 곧 본회의 통과가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온다. 개정안에는 준공업지역 내 정비사업을 법적상용적률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비기본계획 수립과 정비계획·구역지정 등을 병행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정비계획 입안 요청 등에 동의하는 경우 추진위는 물론 조합설립 동의에도 의제되고, 공사비 검증과 분쟁 조정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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