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대출 검토하는 메리츠, 회생 불씨 살릴까

MBK 연대 보증·민주당 압박에 입장 선회
‘SSM 매각 대금’ 포함 3000억 숨통 가능성
밀린 관리비·임금 산더미…정상화까진 요원


서울 시내의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헤럴드 DB]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검토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가 사실상 청산을 염두에 둔 ‘고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여론의 압박에 부담을 느낀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앞서 MBK가 요구한 DIP 대출에 부정적이었던 입장에서 선회해 대출 검토에 들어갔다. MBK는 메리츠에 2000억원의 DIP 대출을 요구하며, 절반인 1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와 당내 홈플러스 태스크포스(TF)는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을 찾아 금융 지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대출이 성사되면 홈플러스를 잠식했던 재정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 계열사 NS홈쇼핑에 매각한 대금 1206억원도 이달 중순 입금된다. DIP 대출을 포함해 30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오는 7월 3일 예정된 회생법원의 회생계획안 심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생법원이 시한을 연장할 경우 홈플러스는 확보된 자금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앞서 37개 휴점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고, SSM을 제외한 나머지 대형마트·온라인·본사 사업부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MBK와 메리츠가 접점을 찾은 배경으로는 악화한 여론이 꼽힌다. 양측은 앞서 대출 문제를 놓고 두 달간 신경전을 이어 왔다. 메리츠는 김병주 MBK 회장 개인의 보증을 대출 검토 조건으로 못박았고, 홈플러스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그 사이 홈플러스 점포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K는 투자금을 회수한 뒤 철수하고, 메리츠는 채권을 상환받을 수 있어 청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 9일 민주당 홈플러스TF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청산으로 가려고 작정했느냐”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홈플러스 정상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투입된 자금이 연체된 점포 관리비와 직원 급여에 우선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MBK가 직접 투입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도 대부분 밀린 급여 지급에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37개 추가 폐점 점포도 운영을 재개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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