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OMC 데뷔전’ 워시, 점도표 빠지나…연준 소통 실험대

의장 취임후 16~17일 첫 FOMC 회의 주재

워시, 연준의 선제적 가이던스 ‘회의론자’

점도표·성명문·기자회견 등 변화 가능성

시장, 금리동결 유력·워시 메시지에 더 촉각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신임 연방준비제도 의장 취임 선서식에 참석한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6~1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시장과의 소통 축소 필요성을 강조해 온 워시 의장이 통화정책 전달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에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은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워시 의장이 이번 FOMC에서 점도표 작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워시 의장은 그간 연준을 포함해 각국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자리잡은 점도표 공개를 없앨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16일부터 이틀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선 연준이 연 3.5~3.75%인 현 금리 수준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번 금리 결정은 워시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금리 자체보다 그가 던지는 첫 메시지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에선 점도표 공개뿐 아니라 FOMC 성명서 형식, 회의 후 기자회견 운영 방식 등 워시 의장이 향후 연준의 소통 전략에 어떤 변화를 예고할지 주목하고 있다.

예일대 교수이자 전 연준 통화정책국장인 빌 잉글리시는 “워시 의장이 금리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위원회 내에서도 점도표에 회의적인 인사들이 있어 동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공개된 점도표. [헤럴드경제DB]

점도표는 실업률·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 전망과 함께 분기마다 발표되는 경제전망요약(SEP)의 일부로,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향후 금리 경로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은 이를 통해 연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왔다.

그간 연준은 FOMC 회의가 끝나면 위원들이 향후 미래 시점에 금리가 어느 수준에 있을지를 예상한 점도표를 공개해 왔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워시 의장은 점도표가 연준의 정책 유연성을 제약한다고 보고 있다. 점도표와 더불어 이른바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자체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그는 연준이 금리 전망과 관련한 발언을 너무 많이 공개적으로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그는 연준이 스스로 제시한 전망에 지나치게 얽매여 정책 판단을 왜곡한다고 비판해왔다. 워시 의장은 지난 4월 연준 의장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은 전 세계에 점도표와 전망을 공개하지만 연준도 결국 인간이 운영한다”며 “문제는 그렇게 내놓은 전망에 너무 오래 집착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의 전에 결론을 정해놓기보다 실제 회의 과정에서 판단하는 것이 정책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연준에는 이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가에서는 워시 의장의 이런 구상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연준의 소통 방식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디아 삼은 “워시 의장이 점도표를 사실상 무력화하려 한다면 일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새로운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선 이를 연준이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고 있는 내부 논의를 숨기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연준이 내부 논쟁을 감추는 것처럼 보이면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