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한인은행들의 새해 업무가 시작됐다.
부실대출 문제로 은행가에 암운이 드리워진 2008년, 한인은행들의 경영 화두는 단연 ‘자산건전성 향상과 내실있는 성장’으로 요약된다.
이날 아침 일제히 열린 시무식에서 각 은행장들이 직원들에게 전한 신년사들을 보면 각자 그 방법만 다를 뿐, 극심한 불경기로 전망되는 올해야말로 지난 수년간의 고속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치유할 최적기라는 한인은행가의 공감대마저 느껴진다. 불확실성이 큰 올 경제 상황에서 우량 자산 확보, 리스크관리, 대출 심사 강화, 수입 다변화 등이 전면적으로 추진되며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부실대출과 주가폭락이라는 아픔을 겪으며 행장 교체기를 맞게 된 한미은행과 윌셔에서는 자산건전성에 대한 부분이 특히 강조됐다. 한미의 육중훈 행장대행은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자산건전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 조직, 과정 등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윌셔의 조앤 김 행장대행은 “힘든 1년을 보냈지만 올해는 더 어려울 것”이라며 “발전하기 위해선 우리 내부에서부터 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타 커뮤니티 예금 시장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고객서비스 강화도 빠지지 않았다. 친절한 서비스는 물론 고객의 니즈(Needs)에 맞는 신상품 개발의 필요성이 곳곳에서 나온 가운데, 유재환 중앙은행장은 연초부터 고객만족도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규회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은 “내가 은행의 주인이며 고객은 나를 찾아오는 손님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갖자”고 주문했다.
각 은행들이 제각각 세운 목표도 눈에 띤다. 중앙의 유 행장은 애틀랜타 제일은행 인수를 1분기 안으로 마무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제반 문제들을 연내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아메리카는 수입수수료 비중을 미국은행 평균인 40% 이상으로 확대해 수입원 다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을, 아이비은행은 지난해 전국 상위 20위를 달성한 SBA대출 부문을 10위 안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US메트로은행은 핵심예금(Core Deposit)을 늘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상품까지 걸며 새해 첫날부터 캠페인을 시작했다.
경제 침체가 다가오며 은행가에 새로운 환경이 닥치고 있는 2008년에 한인은행들이 풍요와 다산 그리고 지혜를 의미하는 쥐처럼 현명한 변화를 통한 준비된 한해를 만드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