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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화개차
동다송을 지은 초의 의순은 ‘만보전서’에서 “차는 골짜기의 것이 으뜸이다. 화개동의 차밭은 골짜기와 난석을 모두 갖추고 있어 여기서 생산되는 화개차의 품질은 당연히 으뜸이다”라고 칭송했다. 하동의 화개차는 경사진 골짜기의 바위 틈에서 곧게 자란다. 뿌리가 땅 속을 곧게 파고 내려 옮겨 심으면 곧 죽고 만다. 그 옛날 여자들이 시집을 갈 때 화개차 씨앗을 정절의 상징으로 혼수 속에 담아갔던 것도 그래서다. 4월20일에서 5월10일 사이에 따는 차를 ‘첫물차’라고 부르는데, 이 첫물차의 품질이 가장 뛰어나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하동에서는 첫물차 채엽이 한창인 5월1일부터 하동야생차축제를 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우수축제로 선정할 만큼 질적인 면에서 공인을 받았다. ‘대한민국 차인대회’ 외에도 ‘천년의다관’, ‘오색 찻자리’, ‘섬진강 달빛 차회’ 등 보고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장흥 보림사 청태전
장흥군의 보림사는 남도 차문화의 중심지였다. 지금도 장흥의 전 산간에는 전국 야생차 면적의 12%에 이를 만큼 너른 차밭이 분포해 있다. 중국 보이차에 버금가는 명차로 유명한 청태전이 이곳 보림사에서 유래했다. 맛이 부드럽고 차의 빛깔이 맑다. 전통차 ‘청태전’은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전래된 떡차의 일종인데, 찻잎을 따 가마솥에 찐 뒤 절구에 찧어 엽전 모양으로 만들었다. 차에 파란 이끼가 낀 것 같다고 해서 ‘청태’라는 이름이 붙었다. 상선약수마을에 위치한 평화다원에 가면 청태전을 전통방식으로 재현해놨다. 다원에서 차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고, 엽전 모양으로 만들어 막대에 길게 꽂아놓은 청태전을 10개 단위로 팔기도 한다.
순천 선암사 야생차
순천 선암사 뒤편에는 야생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차 재배지에서 자란 야생차로는 화개차가 유명하지만, 순 자연산 야생차는 선암사의 것을 으뜸으로 친다. 선암사 야생차는 차밭의 규모가 크지 않고 수확량이 적어 맛보기가 쉽지 않다. 순천시 승주읍에는 전통야생차체험관이 있다. 다도체험과 차만들기 체험 등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다. 개량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전문 강사들이 번거롭고도 어려운 다도 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맑은 날 야생 찻잎을 따 가마솥에 찌고 멍석에 비벼 말린 수제차는 하룻밤 재운 물을 끓여 식힌 물로 1~3분 간 우려낸다. 다소곳이 앉아 두손으로 차를 홀짝이다보면 찻잔 너머로 마음의 여유가 아련히 차오른다. 매해 봄이면 하얀 매화와 산수유가 선암사를 화사하게 뒤덮는다. 선암사에서 피어나는 토종 매화를 ‘선암매’라고 부르는데 그 붉은 색이 짙고 향이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김윤희 기자 사진제공=하동군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