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을 방문하는 승객이 6개월여 만에 7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한국인에 대한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행 노선에 탑승하는 한국인 가운데 비자 면제프로그램 이용 고객의 비율은 평균 20%에 육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미국행 10개 노선의 한국인 승객 2만7333명 가운데 19%인 5298명이 비자면제프로그램을 적용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자면제프로그램 이용자 비율은 이 제도가 처음 한국인에 적용된 지난해 11월 3%에서 4개월 만에 16%포인트나 높아졌다. 비자면제프로그램 이용자 절대 규모도 같은 기간 747명에서 5000여명으로 7배가량 급증했다. 3월 기준 노선별 비자면제프로그램 이용자 비율은 호놀룰루가 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라스베가스 25%, LA 14%, 샌프란시스코 13%, 워싱턴 13%, 애틀랜타 12% 등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달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등 5개 노선을 통해 출국한 한국인 8881명 가운데 비자면제프로그램 이용자는 모두 1326명, 15%를 차지했다. 비자면제프로그램 이용자 수도 지난해 11월(217명)보다 5개월 새 5배 이상으로 늘었다. 노선별로는 LA 16.4%, 샌프란시스코 16.1%, 시애틀 15.2%, 뉴욕 12.5%, 시카고 7.1% 등이 비자면제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 왔다. 이처럼 비자 면제 효과가 뚜렷해지자 업계는 불황 속에 그나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미국 노선을 늘려잡는 준비에 한창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올해 하계 운항스케쥴상 미주 노선 운항을 작년보다 10% 증편한 데 이어, 특히 비자면제프로그램 이용객이 급증한 하와이 노선은 현재 주 7회인 편수를 더 늘리는 방안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도 비자면제프로그램 수요 증가에 대비해 LA노선은 이미 지난해 연말 일일 2회 운항 시스템으로 확대했다. 또한 인천-뉴욕 노선 운항 횟수를 지난 1일 주 4회에서 주 5회로 늘린 데 이어 28일부터는 다시 2회를 추가, 주 7회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경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