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한인비즈니스 “시장을 넓혀라”

LA 한인 비즈니스의 시장규모가 넓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란 한마디로 고객층이다. 시장 확대라고 하면 고객층이 넓어진다는 의미다. 한인 비즈니스의 시장은 업종의 성격과 제품의 특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같은 한인고객층에 국한돼 있는 실정이었다.
 
특히 한인비즈니스의 7할을 차지한다는 자영업체의 시장은 거의 대부분 한인고객을 기반으로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금융위기 이후 길게 이어지는 불황을 겪는 과정에서 생존의 위기를 절감한 한인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전통적인 고객기반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두드러진 업종은 요식업이다. ‘한식은 한국인만 먹는다’는 인식의 틀이 깨지면서 자연스럽게 LA한인타운의 한식당 업종에 타인종 고객이 유입되고 있는 현상은 우연찮게 금융위기를 전후해서 발생했다.

고기구이를 뜻하는 바베큐(BBQ)는 타인종,특히 백인 사회에서는 연중 한두차례 가족 이벤트처럼 즐기는 음식이었다.

시리얼과 우유로 대표되는 아침식사, 햄버거나 샌드위치의 점심, 냉동 간편식을 덥혀 먹는 저녁식사 등 백인사회의 음식은 한마디로 차가운 콜드푸드(Cold Food) 문화로 규정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메모리얼데이를 기점으로 연중 한두차례 바베큐 구이를 즐기며 모처럼 온기 있는 웜 푸드(Warm Food)를 맛보던 타인종들은 일년 내내 상시적으로 바베큐를 구워먹는 코리아타운의 구이문화에 매료돼 버렸다.
 
불과 10~20달러만으로 온갖 고기류를 포식할 수 있는 무제한 바베큐의 등장은 타인종의 한인타운 외식업계 시장기반을 순식간에 확장하는 기폭제가 됐다.

코리안 바베큐가 물꼬를 튼 한식에 대한 관심은 공짜로 내주는 밑반찬과 다른 한식 메뉴에 대한 호기심으로 번졌다. 최근들어 ‘전원식당’ ‘성북동’ 같은 가정식 백반 중심의 코리아타운내 ‘밥집’에도 타인종 고객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음이 그 증거다.
 
한식당의 고객기반이 확장되는 시점에 한국정부가 한식세계화를 국책사업으로 지원한 것도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요식업의 시장확대는 한인비즈니스의 전반적인 고객층 확장전략 등 보다 활발한 타인종 대상 마케팅으로 확산돼 궁극적으로는 LA한인경제의 획기적인 체질개선과 성장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민사회 초기 한인이민 1세대의 주 업종이던 리커스토어,세탁소, 샌드위치샵,세차업,페인팅 등의 업종은 애당초 고객기반이 한인 보다 타인종이었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비한인 고객이 대종을 이룬 그같은 1세대의 업종은 미주 한인커뮤니티의 비즈니스가 오늘날처럼 괄목상대하게 발전하는 데 지금껏 종잣돈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한인의 주머니만을 노리는 비즈니스를 둘러보면 거의 사양길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 또한 참고할 만하다.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일-이제서야 비로소 대세가 되고 있다.
특별취재팀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