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옥수수·콩 넘쳐난다

옥수수

콩과 옥수수를 포함한 주요 곡물들의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의 재고는 28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글로벌 콩 생산량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밀과 원당의 재고도 상승하는 추세다.

미국의 옥수수 재고가 늘어난 것은 2년 연속 생산량이 풍작을 이뤘기 때문이다. 옥수수 가격은 공급이 넘쳐난 탓에 지난해 20% 이상 하락했다.

옥수수와 콩의 공급 과다는 전반적인 곡물 가격의 하락세를 가리키는 신호다. 헤지펀드들은 이에 따라 선물시장에서 목화에서 원면에 이르는 각종 농산물에 대해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시카고 상품선물거래소에서 3월31일 현재 11개 농산물에 대한 숏 포지션은 9만4천714건으로 집계됐다. 헤지펀드들이 3주 연속 숏 포지션을 취한 것은 2006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장 기간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농산물 시장은 약세에 빠져 있다.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지난해 25% 떨어졌고 8개 농산물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농업지수는 26%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은 3월 한 달 동안 4.3% 내렸다. 옥수수 가격의 하락은 물론 가축 사료와 에타놀 연료 생산업체에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호재다.미국 농무부는 지난주 미국의 옥수수 파종 면적이 8천919만 에이커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콩의 파종 면적은 사상 최대치인 8천463만 에이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농무부의 발표는 파종기가 시작되기 전에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텍사스주를 포함한 미국 남부 지역에서는 강우로 옥수수 파종이 지연돼 3월 29일 현재 파종 실적은 20%에 그치고 있다. 지난 5년과 비교하면 이 시점의 파종 실적은 평균 43%였다.

캔자스주를 포함한 대평원 지역은 가뭄으로 겨울밀의 작황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주 시카고 상품선물거래소에서 겨울밀의 선물 가격은 5.6% 올랐다.

기상 여건이 이처럼 좋지 않지만 재고량은 상당히 많다.

3월 1일 현재 미국 농무부가 집계한 옥수수 재고는 77억4천500만 부셸이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것이고 1987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2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옥수수 비축분은 1천300만t이 늘어난 9천500만t이다. 공급이 증가하는 반면에 일부 농산물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에타놀에 쓰이는 옥수수 소비량이 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강세로 미국산 곡물의 수출도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농무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들어 미국산 옥수와 콩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와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시티그룹 글로벌 마켓의 아카시 도시 부사장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우위인 시장”이라면서 “우리는 부진한 수요 환경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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