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는 강창희 국회의장의 작품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장은 지난 2012년 7월 17일 제헌절 행사에서 “제헌국회의 업적을 기릴만한 기념물이 없다”고 지적했고, 이에 따른 후속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년 6개월여간 진행된 작업이 오는 2월 임시국회 첫 날 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국회 이곳 저곳엔 역대 정치인들의 족적이 많이 남아 있다. 국회 정원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합의 나무’가 심어져 있고, 이재형 전 국회 의장은 금강송 십여그루를 심어 본인의 이름을 남겼다.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심은 나무도 본인들의 이름과 함께 국회 정원에 남아있다. 국회 본청 안내실 정면에는 정일권 전 의장의 글이 거대한 석판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족적을 남기는 곳 어디에나 돈이 들어가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곳엔 언제난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정치인들이 국회에 남기는 ‘족적’의 액수가 본격적으로 커진 것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 때다. 박 전 의장은 국회 의원동산에 50억여원을 들여 ‘사랑재’를 지어 현재 내외빈들을 맞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강 의장의 ‘치적’도 만만치 않다. ‘호화 청사’ 논란을 빚었던 국회 2의원회관(2200억원대)이 강 의장 재임시절 완공됐고, 강원도 고성에는 수영장까지 갖춘 국회 의정연수원(500억원대)이 올해 4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다 이번에 4억2200만원짜리 청동 부조물까지 로텐더홀에 설치된다. 국회 의장은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의 인사다. 한 해 영수증이 필요없는 돈 13억원을 사용할 수 있고, 방에 딸린 식구 수도 12명이나 된다. 보기에 따라 ‘4억원이면 액수가 큰 게 아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 의장(박희태)의 약속했던 국회 청소 용역 아줌마ㆍ아저씨들의 직고용조차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수억대 조형물 설치는 어딘가 비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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