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카루소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등 전설적인 테너 가수들이 불러 유명한 레온 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 중 주인공 카니오의 아리아다. 동료 배우인 아내의 배신을 알면서도 또 무대에 올라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어릿광대(팔리아치)의 숙명을 담은 가사와 애절하고 드라마틱한 선율이 가슴을 울리는 노래다. 지난 2007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른 휴대폰 판매상 출신의 오페라 가수 폴 포츠(45)는 자신의 삶을 그린 영화 ‘원 챈스’ 속에서 “내 삶이 바로 오페라”라고 한다. 최근 내한해 실제로 만난 폴 포츠는 레온 카발로의 ‘팔리아치’의 주인공 카니오에게 가장 애정이 간다고 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십대 시절 이후, 뚱뚱하고 내세울 것 없는 외모, 그리고 소심한 성격 때문에 십 수년에 걸쳐 극심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몸의 상처는 옷으로 가리고, 마음의 상처는 웃음으로 숨기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야 했던 자신의 처지가 어릿광대의 숙명과 똑같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의 실제 삶과 동명의 자서전에 바탕한 영화 ‘원 챈스’(감독 데이비드 프랭클)는 영국 웨일스에서 철강제련소 노동자(실제로는 버스운전수 아버지와 슈퍼마켓 출납원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나 뚱뚱하고 보잘 것 없는 외모와 소심한 성격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왕따와 괴롭힘에 시달리고, 중이염과 교통사고, 갑상선 종양 등 거듭되는 불운을 겪으면서도 오페라 가수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존 인물의 잘 알려진 실화를 영화로 옮긴다는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도 허구와 코미디를 섞어 힘 주지 않고 잘 요리했다. 관객에게 달콤한 위안과 희망을 주는 경쾌한 드라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 출신의 주연배우 제임스 코든은 폴 포츠와 유사한 외모나 제스처뿐 아니라 능청스러운 연기로 마치 실제의 인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오페라 아리아다. 폴 포츠가 선곡하고 그가 직접 주연 배우의 입을 통해 목소리를 들려주는(더빙) 오페라 아리아들이 영화 내내 울린다.
가장 유명한 곡은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혹은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번역 제목으로 잘 알려진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의 아리아다. 폴 포츠가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당시 불렀던 곡. “내 꿈을 이루리, 승리하리라”는 가사가 폴 포츠의 삶과 겹친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중 ‘그대의 찬 손’은 폴 포츠가 호세 카레라스의 가창으로 듣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곡이다. 영화 속에선 인터넷 채팅을 하던 폴 포츠와 줄리 앤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 배경으로 흐른다. 극 중 폴 포츠가 직접 부르며 사랑을 고백하는 곡으로는 그리그의 가곡 ‘이히 리베 디히(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쓰였다. 이 밖에도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 ‘지구여 잘 있거라’와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등이 등장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렬하고 감동적인 곡은 ‘팔리아치’ 중 카니오의 아리아 ‘의상을 입고서’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