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김구라,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MBC ‘사남일녀‘가 오는 23일 방송으로 종영한다. 오는 8월 시즌2로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며 멤버는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김구라에게 지난 5개월간 방송된 ‘사남일녀’는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구라는 실내 예능만 하는 사람이다. 실내예능에서도 ‘입’을 주무기로 삼는다. 꽁트를 할 수 있는 연기력이나 개인기가 떨어진다.

그런 김구라에게 야외 버라이어티는 자신의 무기를 확장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의 예능 환경은 ‘소품종 고시청률 시대‘가 아닌 ‘다품종 저시청률 시대’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예능신상을 선보여도 4~6%의 시청률이 나오는 시대다.

이럴 때는 예능의 다양한 스타일에 발을 담그는 게 좋은 전략이다. 시청자들도 “이 친구가 입만 살아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할 줄 아네”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어떤 예능이 터질지를 장담하기 힘든 시기여서 예능 포트폴리오 전략은 더욱 필요하다. 윤후와 헨리가 부각될지 누가 알았는가? 하지만 지금 관찰예능을 가장 잘하는 사람은 헨리다.


신동엽이 9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지만 항상 2~3개는 생성과 소멸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예능 생태계에서는 바람직한 방식이다. 그 점에서 김구라가 ‘사남일녀‘라는 야외예능, 관찰예능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보면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예능장르를 확장했을 때 그곳에서 잘 어울리고 적응해야 비로소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김구라는 ‘사남일녀’에서 성공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실패라고 하기에도 뭐한 절반의 성공 정도에 그쳤다.

김구라는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다. 사람에 대한 정보나 “이런 게 돈된다”며 사람의 재산을 돈으로 환산해내는 동물적인 감각은 뛰어나다. 이런 캐릭터의 진정성과 솔직함은 충분히 어필됐다.

이제 이런 솔직함이 과거만큼 잘 먹히지는 않는다. 과거에는 김구라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통쾌하고 시원하다고 했다. 이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또 남 건드리네” “먹고 살기 위해 남 디스하네”라는 반응도 함께 나온다. 그렇다면 김구라도 뭔가 변화된 모습,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좋은 무대가 ‘사남일녀‘였다.

김구라가 ‘사남일녀’에서 한 일은 드러누워 있다가 일을 하는 모습이다. 강원도 인제의 오지에서 김민종과 함께 재래식 화장실 똥을 치운 게 가장 큰 업적이다. 그런데 ‘사남일녀‘에 나온 김구라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보면 흥미로운 게 하나 나타난다. “김구라는 제발 말을 많이 하지 마라”라는 말이다. 이는 김구라에게 변화, 다시 말해 새로운 시도와 적응을 요구하는 말이다.

김구라는 ‘사남일녀’에서 빈둥대다가 일을 한다. 투덜투덜대다가 일을 마무리짓는다. 이건 ‘라디오스타‘ ‘썰전’ 등 토크쇼에서 많이 본 모습과 다르지 않다. 투덜거리면서도 뭔가를 해야 한다. 그 뭔가가 반드시 열심히 일하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시청자들은 거창한 것, 뭔가 크게 다른 것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서장훈도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스타일은 아니다. 그는 매사를 귀찮아한다. 하지만 그 큰 손으로 강아지를 목욕시키는 그의 섬세한 모습이 시청자에게는 매력있게 다가가는 것이다.

김구라가 실내에서나 실외에서나 일관된 모습, 연기자로 치면 한가지 색깔을 보여주는 것은 캐릭터 부각에는 유리하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예능생태계에서는 몇 개의 보험 정도는 들어놓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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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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