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첫날, 일식당 대신 구내식당 찾은 공무원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첫 날인 28일 법 적용 대상인 공무원, 언론인 등은 행여 문제가 생길까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 손님들로 북적이던 서울 여의도의 일식집들은 이날 점심시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국회 앞의 한 고급 일식집은 홀에 있는 2∼3개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 식사할 뿐 나머지 10여개의 테이블은 텅 비었다. 방은 15개 중에서 5개에만 손님이 들었다.

이 일식집은 1인당 3만8000원이던 점심 메뉴 가격을 이날부터 2만7200원으로 인하했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사진설명=김영란법 시행 첫 날인 28일 고급식당 대신 구내식당을 찾은 공무원이 많았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한식당도 이날 점심 파리를 날렸다. 여느 때와 달리 빈 방이 수두룩했고, 신발장은 텅텅 비었다.

식당 관계자는 “어제까지도 예약이 꽉 찼는데 오늘 점심부터 뚝 끊겼다”며 “3만원 미만 메뉴 중심으로 운영해보려 하지만 역부족인 듯하고, 직원을 일부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행정·금융기관과 기업 지역본부가 밀집한 상무지구에서 고급식당으로 알려진 한 일식집은 정오가 다 되도록 13개 방이 모두 비어 있었다.

이날 식사를 예약한 손님은 한 명도 없었으며, 정오가 조금 지나자 6명이 찾아와 첫 식사를 주문했다.

업무 기준으로 점심시간이 끝난 오후 1시, 식당은 평소 30%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식당 주인은 “공무원, 기자 등 평소 자주 보이던 분들은 다녀가지 않고 뜨내기 손님만 세 팀 찾아왔다”며 “아무래도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시각 광주시청 구내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초 550인분 식사를 마련했던 구내식당은 밀려든 인파에 120인분을 추가로 만들어야 했다.

공무원들은 배식대에서 출입구 앞 안내데스크를 거쳐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복도까지 50m에 이르는 줄을 이뤘다.

광주지역 한 자치단체 홍보팀은 직원들끼리 점심을 보냈다.

홍보팀 관계자는 “비가 내린 날씨 탓일 수도 있겠지만 함께 식사하자고 연락한 기자가 오늘은 없었다”며 “여기저기서 드러나지 않게 시범 사례로 적발된 사례를 수소문하는 것 같다.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