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수능] “국어ㆍ수학, 작년보다 어렵다…당락 좌우”

-출제위 “6ㆍ9 월 모의평가와 난이도 유사”

17일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올 6월과 9월 모의평가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이 전년도 수능에 비해 어려웠던 만큼 올 수능도 국어와 수학에서 변별력이 생길 전망이다. 실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 역시 “국어 비문학 지문이 길고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사진=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오전 전국 1183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2만 5200명 감소한 60만5987명이 지원했다. 서울 중구 이화여외고 시험장에 입실한 수험생들이 가져온 교재 등을 들여다 보며 마지막으로 수험 준비를 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정진갑(계명대 화학과 교수)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학년도 수능 출제방향 브리핑을 갖고 “올해 수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일관된 출제기조를 유지했다”며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핵심적이고 기본적 내용 중심으로 출제해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영욱(서울시립대 국문과 교수) 검토위원장은 “난이도는 기본적으로 적정 난이도의 일관성 유지가 대단히 중요하다. 올해 출제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이다. 6월과 9월 모의평가 수준과 유사하게 이번 수능도 출제했다”고 했다.

6ㆍ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돼 이번 수능도 두 영역서 변별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9월 모의평가서 1등급을 받은 이종열군은 “전체적으로 보면 6월, 9월 모평보다 쉬웠던 것 같다”면서도 “지문은 모평보다 확실히 길었다. 과학지문이 특히 길었다. 21번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평소 1등급을 받는 다른 학생은 “6,9월 모평과 수준이 비슷하고 작년보다는 조금 어려워진 것 같다”고 했다. 9월 모평 3등급인 김유승양은 “9월 모평과 수준이 비슷했는데 비문학에서 시간이 부족했다. 비문학 지문들이 너무 길어서 다 읽고 풀기가 힘들었다. 뒷부분 문제들은 시간이 부족했다”고 했다. 9월 모평 4등급 엄성현군은 “시간도 모자랐고 지문 자체가 어려웠다. 문학은 지난 모평과 비슷했는데 비문학 문제가 어려웠다”고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상담교사단의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정답자가 수험생의 20%~30% 정도인 최고난도 문항은 없다”면서도 “지문이 길어졌고 새로운 유형의 지문과 문항이 나온 게 특징이다. 학생들이 보기엔 전년보다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걸로 봐야한다. 상위권 변별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했고,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중세고전문법이 어렵고 비문학 과학지문이 까다로워 시간도 부족했을 것이다. 국어 영역이 인문과 자연 통틀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학도 단순한 계산력보다는 여러 개념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출제돼 다소 까다로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 학생이 응시하는 수학 가형의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전년도 수능과는 범위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했다. 수학 나형의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9월 모평보다 약간 어렵다. 고난도 문제가 2~4개 정도로 예측된다”며 학생들이 다소 어려워할 것으로 내다봤다.

EBS 교재와 영역별 연계율은 이번에도 70% 수준으로 맞췄다. 내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는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 등을 활용하되 단어와 문장이 쉬운 지문을 활용했다. 다만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하되 변별력을 위해 까다로운 지문과 문항들도 포함됐다.

영역별 최고 난이도는 표준점수로 변환했을 때 차이가 없도록 하는 걸 최대 목표로 삼았다고 출제위는 설명했다. 특히 탐구영역이나 제2외국어의 경우는 선택과목에 따라서 유·불리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최대한 피하도록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만점자 비율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만점자 비율 1%가 금과옥조처럼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오류없는 문항이 우선이고 난이도 분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만점자 비율 목표는 이번 출제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2016학년도 수능에서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한 국어 A형은 만점자 비율이 0.8%, 국어 B형은 0.3%였고, 수학 A형은 0.31%, 수학 B형은 1.66%가 만점을 받았다.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만점자는 0.1%였고, 수학 가형은 2.08%, 수학 나형은 0.15%이었다. 영어영역에서 만점자 비율은 2.49%로 쉽게 출제됐다.

이날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3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2만 5200명 감소한 60만 5987명이 응시했다. 재학생은 45만9342명, 졸업생 등은 14만6645명이다.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은 17일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전용게시판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오는 11월28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하며 수능 성적은 오는 12월 7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세종=조범자ㆍ유오상ㆍ구민정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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