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 퇴진으로 어깨 무거워지는 전문경영인들

- 조 사장 5개 계열사 사임 절차 곧 착수
- 전문경영인 각자 대표서 단독 대표 가능성
- 계열사 경영 본 시험대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대한항공을 제외한 5개 계열사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하면서 조 사장과 각자 대표로 있던 전문 경영인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별한 인선이 없을 경우 각 계열사 전문 경영인들이 단독 대표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이들의 경영능력이 전면에서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유니컨버스 등 5개 계열사에서 사임 절차가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사임 절차의 경우 주주총회나 이사회 소집 없이 서류작업만으로 진행될 수 있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서대로 석태수 한진칼 대표, 최정호 진에어 대표, 강영식 한국공항 대표, 이상만 한진정보통신 대표

조 사장이 단독대표로 있는 유니컨버스는 사임 전후 신임 대표 인선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4개 계열사에서는 조 사장과 각자 대표로 있는 전문경영인들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질 수 있다. 한진그룹 측은 조 사장 사임 후 현 대표들의 거취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표 선임이 비교적 근래에 이뤄져 이들이 계열사 경영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경영의 법적 책임을 지는 각 대표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 사장과 3인 대표이사 체제를 맡았던 석 대표는 조 사장 사임 후 조 회장을 보필하며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경영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2013년 인적분할을 거쳐 대한항공의 투자부문을 떼어내 탄생한 회사다. 그룹 정점에서 석 대표는 자회사 관리 및 신규사업 투자와 같은 굵직한 그룹 경영 전반을 담당하며 지주사에서 더욱 중요한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으로 입사 후 대한항공에서 경영기획실장을 거친 뒤 한덱스, ㈜한진 등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특히 2013년 12월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 대표이사로 이동해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법정관리인으로서 한진해운 청산 과정을 모두 관리한 바 있다. 특히 조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며 그룹 내 재무통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정호 진에어 대표는 작년 1월 취임 후 조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으며 경영 실무를 총괄해왔는데 앞으로는 대한항공 등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업무까지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상장이라는 ‘대업’을 앞두고 있어 최 대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업계 1위인 제주항공과의 경쟁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는 것도 최 대표의 몫이라 볼 수 있다.

강영식 한국공항 대표는 조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던 올 1월 한국공항 총괄사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3월 각자 대표로 한국공항 경영을 맡고 있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 정비본부장과 기술부문 총괄 부사장(CTO)을 역임한 ‘기술통’이다.

이상만 한진정보통신 대표는 2013년 6월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 4개 계열사 대표 중 대표이사 경력이 가장 길다. 대한항공에서 ERP 추진본부장, 정보시스템실장 등을 거치며 IT 전반 업무를 맡아 왔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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