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아들은 바비큐 파티ㆍ공관병 부모는 모욕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찬주 육군2작전사령관(대장)이 공관 근무 병사(공관병) 등에 대한 갑질 의혹을 받아 온 끝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2일 박 사령관 공관에서 근무하던 공관병 다수로부터 추가 피해 제보가 속출하고 있다며 의혹을 추가 폭로했다.
군인권센터가 폭로한 박 사령관 부인의 행태는 엽기적일 정도다.
박 사령관 부인은 공관병이나 조리병 등을 일요일이면 무조건 교회에 데려가 예배에 참석시켰는데 이 중에는 불교 신자도 있었다.
사령관 부인은 이 과정에서 “공관에 너희들끼리 남아있으면 뭐하냐”면서 “혹 핸드폰을 숨겨둔 것 아니냐. 몰래 인터넷을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공관병 등이 가져다 준 과일을 먹다 남겼을 때 버리면 음식 아낄 줄 모르고 타박하고, 다음 날 다시 가져다주면 남은 음식을 내왔다고 타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령관 부인은 인근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하는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공관병 등에게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도록 시키는가하면, 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을 때에는 수시로 소대장에게 걸어 아들과 통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반면 조리병의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기라도 하면 “너희 엄마가 너 휴가 나오면 이렇게 해주느냐”, “너희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느냐” 식으로 모욕을 일삼았다고 군인권센터가 전했다.
또 공관 별채에서 거주하지만 대부분 본채에서 일을 보는 공관병 등에게 본채 화장실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본채에서 일하던 공관병 등이 별채 화장실을 오가면 사령관 부인은 “핸드폰을 화장실에 숨겨두었느냐”고 폭언과 구박을 했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 처가 저지른 만행은 제보가 더해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고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라며 “종교의 자유 침해 등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하거나 부모 모욕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내용도 다수 있다”고 밝혔다.
사령관 부부가 공관 근무 병사 중 1명에게 항상 전자팔찌를 차고 다니도록 하면서 호출벨을 눌러 부른 뒤 물 떠오기 등 잡일을 시켰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다.
이밖에 부부가 부대 내 열린 모과를 따 조리병에게 모과청을 만들라고 시키고 손님에게 선물로 준 뒤 남은 것은 대부분 냉장고에 보관하는 등 많은 양의 음식을 보관하는 바람에 냉장고가 10개에 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현재 박 사령관은 모두 가족의 허물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으나 본인 역시 공관 마당에 골프장을 차리고 병사들에게 수발을 들게하는 등 황당한 행태를 보인 바 있다”며 “대개 사령관에게 부여된 권한을 처가 남용해 저지른 것이지만 사령관은 처와 함께 생활하며 이를 모두 목격ㆍ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암묵적 동의와 묵인했기에 직권남용의 공동정범이 돼 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령관 부부는 모두 직권남용의 죄를 범했기 때문에 국방부는 감사를 중단하고 즉각 보직해임 후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박 사령관이 전역지원서를 내는 행태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향후 박 사령관 부부에 대한 고발장을 국방부 검찰단에 제출하겠다면서 박 사령관 전역을 보류하고 형사처벌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박 사령관은 전날 공관병 등을 대상으로 한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 지난 40여년간 몸담아왔던 군에 누를 끼치고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자책감에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이유로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