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주사위는 던져졌다

하원 탄핵조사 찬성 200명 ↑

지지 의원 수 빠르게 증가세

민주당 내 탄핵 회의론 여전

공화 과반 상원 ‘숫자의 벽’

각각 자국으로부터 날아온 ‘긴급 위기 신호’를 받은 두 정상이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표정이 사뭇 심각하다. [AP=헤럴드경제]

미국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트럼프 탄핵’ 카드를 집어들면서 2020년 대선 정국이 격량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5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가까스로 탄핵 고비를 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휩싸이며 또 한 번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됐다.

▶민주당은 왜 탄핵 카드를 꺼냈나=24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선서 및 헌법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찍이 민주당 내에서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 제기를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일어왔다.

하지만 탄핵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도와주는 꼴이 될수도 있다는 역풍 우려가 탄핵 추진의 발목을 잡아왔다. 더욱이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가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나면서, 당 내 탄핵 여론은 동력을 잃는 분위기었다. 특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펠로시 의장이 이날 탄핵 조사를 전격 공식화한 것은 당내 여론이 ‘탄핵 추진’으로 급속도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탄핵 절차 어떻게 진행되나=민주당은 이날 발표한 탄핵 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 남용 혹은 공공의 이익을 해쳤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고 결론이 날 경우 하원에 탄핵안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전체 435석 중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이후는 검찰 기소와 비슷한 과정으로 전개된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연방대법원장이 주재하고 상원이 ‘배심원’으로서 참여하며, 하원이 검사 역할을 하는 탄핵 심판이 열린다. 전체 상원의원(100명) 중 3분의2 이상(67명)이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하면 대통령은 즉시 권한을 박탈 당한다.

탄핵된 대통령에게 항소권은 없으며, 행정부에서는 현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다.

▶218명 지지 확보 관건…이미 200명 ‘찬성’=현재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은 민주당이 ‘탄핵안’ 통과를 위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탄핵안 통과를 위한 ‘매직 넘버’는 하원 과반인 218명이다.

일단 현재 ‘숫자’ 상으로는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미 24일 오후 9시 기준 200명의 하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착수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후 탄핵안 표결 시점까지 이 상태가 이어질 지 여부는 불분명한데다,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공화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의 판결이란 ‘벽’을 넘어야 한다. 외신들은 펠로시 의장이 탄핵안 통과를 확신하기 전까지는 탄핵안 상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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