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지지율 오르자 美공화, ‘못믿을 女’ 프레임으로 공격…‘힐러리처럼’

공화, 워런 후보 ‘임신 중 해고’ 경험 진실 논란 불지펴

여성은 남성보다 청렴·진실 논란에 취약

2016년 트럼프, 힐러리에게도 ‘세계 최고 거짓말쟁이’ 프레임

9일(현지시간) 차기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유력한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로 부상하자 공화당이 워런 의원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일찍이 워런 의원을 ‘사회주의자’로 낙인찍으며 세력 확장을 견제해 온 공화당은 이제 ‘여성’인 워런 의원이 내놓은 개인사에 대한 ‘진실성’에 대한 논란의 불을 지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이 과거 공립학교 교사 재직 시절에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는 워런 의원의 과거 경험담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공세를 퍼붇고 있다고 전했다.

교사 경력과 관련해 강제 퇴직은 언급하지 않았던 워런 의원의 과거 인터뷰와, 당시 학교 이사회가 이듬해에 워런 의원과의 고용계약을 승인했다는 기록이 공화당이 내놓은 근거다.

공화당이 워런 의원에게 진실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원주민 혈통’이라는 워런 의원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조롱했고, 워런 의원은 이를 반박하기 위해 DNA 검사결과까지 공개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진실성에 대한 공격이 특히 여성 후보들에게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오래된 전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렴함, 진실함, 정직함 등에 대해 유권자들이 여성 후보에게 거는 기대가 남성 후보보다 높기 때문이다.

바바라 리 패밀리 재단의 아만다 헌터 연구커뮤니케이션 국장은 “여성은 정직성과 청렴성이 문제가 되면 남성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오래된 전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선거 자금 모금 문제, 강연료 논란 등을 문제 삼으며 그에게 ‘세계 최고 거짓말쟁이’란 프레임을 씌우기도 했다.

공화당의 거듭되는 견제는 높아지고 있는 워런 후보의 인기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데비 월시 럿거스대 미국여성정치센터 소장은 “워런 의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그의 증가하는 위상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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