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지키러 돌아왔다’…미군 병력, 다시 시리아 귀환

주방위군 병력·장갑차, 시리아 북동부 유전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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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으로 시리아 북동부를 떠났던 미국 병력이 31일(현지시간) 시리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세력으로부터 일대 유전 지역을 보호한다는 명분이다.

ABC뉴스 등 외신은 이날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국 병력 가운데 일부가 시리아로 재배치됐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는 “병력 수십명과 브래들리 장갑차 10여대가 시리아 북동부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이 주도하는 이라크는 반(反)IS 연합군 대변인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군 병력이 수송기에 브래들리 장갑차를 적재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주방위군 제30기갑전투여단이 시리아 데이르에즈조르의 연합군 임무를 지원한다”며 “IS 잔당으로부터 중요한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쿠르드족 동맹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르에즈조르는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도시로 유전이 밀집해 있다.

이번에 시리아로 배치되는 미군 병력은 500명 규모로 알려진다. 이들은 시리아에서 철군했던 부대가 아닌, 최근 새롭게 중동지역에 배치된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 주방위군 병력이다.

이에 따라 미군은 시리아 남부 지역에 주둔 중인 병력 200명을 포함, 모두 700명의 병력을 시리아에 남겨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ABC뉴스는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시리아 유전 시설이 IS나 다른 테러 세력에 넘어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유전 지대에 ‘기계화 병력’을 주둔시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시리아에서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이와 관련,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 25일 “IS가 유전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충분한 능력을 갖출 때까지 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을 계기로 시리아 유전 지대에 대한 야욕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알바그다디 사망 소속을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엑손모빌 등 훌륭한 미국 기업이 진출해 제대로 (유전을) 개발하도록 협의할까 한다”고 말하는 등 자국 정유회사를 시리아에 진출시켜 이권을 챙기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러시아와 이란 등 주변국은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주권국의 천연자원을 착취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비판했고,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은 석유를 보호하기 위해 머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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