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인력 유출방지 급선무”

김성진〈사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우수인력 유출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 상근부회장은 “액정표시장치(LCD) 패권을 15년 만에 중국에 넘겨줬다. 예상보다 5년 가량 빨랐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최대한 시간을 끌어줘야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기술과 인력유출을 막기 위한 정부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 기업 인수와 막대한 정부 지원을 통해 단기간에 디스플레이 산업을 성장시킨 중국은 기술력 향상을 위해 한국의 기술인력 확보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며 “인력유출 방지를 위해 기업들은 전직금지가처분 등의 제도를 활용하고 민관 공등으로 ‘디스플레이 산업기술보안협의회’ 등을 운영 중이지만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직은 개인의 자유이다 보니 국가적인 차원에서 세부 조건까지 모니터링 하기가 힘든데다 다양한 경로를 통한 이·전직으로 통계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투자를 통해 고용의 폭을 넓히고, 핵심 퇴직 인력이 국내에서 자생할 수 있도록 관련 기반을 구축해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중국은 국내 비교 3~4배 연봉과 주요 요직을 제시하고 거주지는 물론 차량 등 부가적인 복리후생을 조건으로 스카웃 제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부회장은 “혁신센터와 산학 연계를 통해 우수인력에 적정 급여를 제공하며 국내에 남아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구축 중인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센터’를 포함해 주요 센터의 장비 운영 효율성 및 완성도 제고를 위해 핵심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했다.

또 핵심 퇴직인력을 산학협력 중점교수로 채용해 산업계와 학계 교육 간 괴리를 완충시키고 현장 경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한 퇴직·퇴사 인력이 경쟁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재교육을 통해 국내로 환류시키는 것도 필요한 조치로 꼽았다.

김 부회장은 “최근 발표된 디지털 뉴딜 정책 등을 보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융합 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강화됐다”며 “퇴사 인력의 산업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융합 교육을 통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고급 인력 양성 후 재취업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추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의 질문에는 ‘의문 부호’를 붙이면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중국을 떨쳐내지 못하면 디스플레이 산업이 무너지고 전자산업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 산업을 내주면 휴대폰 시장까지 다 내주게 된다. 생존의 문제로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반드시 글로벌 1위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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