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지순례 ‘하지’ 29일부터 시작…참가자 250만→1만 대폭 축소

지난 2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에 있는 카바신전 앞에서 무슬림들이 기도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된 이슬람 최대 정기순례 ‘하지(hajj)’ 행사가 29일부터 시작된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평소 전 세계에서 250만명 이상의 순례객이 참가하는 하지 순례객이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국제 여행 제한 조치로 인해 1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사우디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하지 기간 메카 방문객을 사우디에 사는 사람들로 한정했다.

참가자 중 30%는 사우디 국적자이며, 나머지는 외국인이다.

사우디의 엄격한 쿼터제를 통과한 사람들이 지난주 말부터 메카에 도착하면서 체온 및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받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성지순례객들을 대상으로는 하지 전후로 격리 조치를 시행한다. 모하메드 살레 빈텐 사우디 순례자담당 장관은 TV와의 인터뷰에서 “순례자들이 메카 시내 호텔에서 나흘간 격리되기 전부터 자가격리 상태”라고 말했다.

무슬림 5대 의무 중 하나인 ‘하지’란?

하지는 이슬람의 5대 핵심 의무사항이자 세계 최대 대중집회 중 하나다.

건강하고 여력이 있는 이슬람신자라면 평생 ‘신앙의 증언·예배·구제·금식·순례’ 등 5가지 준수사항, 즉 ‘이슬람의 기둥’을 한 차례 이상 이행해야 한다.

메카 성지순례는 수시로 이뤄지는 ‘움라’와 이슬람력(曆·히즈라력)으로 12번째 달이자 마지막 달인 ‘두 알히자’의 8일부터 해마다 정기로 치러지는 ‘하지’로 나뉜다.

하지를 마친 이슬람신자에게는 ‘하지(Haggi)’란 칭호를 준다.

사우디아라비아 내 주요 도시 [BBC, 제작=신동윤 기자]

통상 닷새간 진행되는 성지순례는 메카 대사원(알마스지드 알하람) 중앙의 육면체 구조물인 카바를 7바퀴 도는 것(타와프)으로 시작한다. 이날 메카 대사원 내 잠잠우물에서 성수를 마신다. 메카에 온 예언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일이 심한 갈증으로 울음을 터뜨리자 발아래에서 솟았다는 우물이다.

당시 아브라함의 여종이자 이스마일의 생모인 하갈은 물을 구하러 사파언덕과 마르와언덕 사이를 7번 오갔다고 하는데 순례객은 메카 대사원에서 이를 그대로 본뜬 ‘왕복 의식’을 치른다.

이를 마치면 인근 미나계곡으로 옮겨 쿠란을 읽으며 하룻밤을 보낸 뒤 예언자 무함마드의 마지막 예배장소였다는 아라파트산까지 약 20㎞를 걸어 해 질 녘까지 기도한다.

이후 무즈달리파로 이동해 노숙하면서 자갈을 7개 줍는다. 이튿날 자마라트에서 악마를 상징하는 벽에 이 자갈을 던진 뒤 메카 대사원으로 돌아와 카바를 7바퀴 돌면 성지순례가 끝난다.

성지순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돌 던지기 의식을 치를 때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종종 인명사고가 나기도 한다. 2015년 대규모 압사 참사도 이 부근에서 일어났다.

성지순례 사흘째부터 이슬람국가는 3일 안팎의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라는 명절을 보낸다.

성지순례 종료를 축하하고 양이나 낙타를 잡아 이웃과 나누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자카트)을 베푼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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